빛에대해
관측하기 전
세계는 숨을 고른다
빛도, 입자도
말을 아낀다
네가 바라보는 순간
침묵이 갈라지고
하나의 길만이 빛난다
그전까지는
답도 없고
틀린 것도 없다
오직 가능성만 있다
<해>
관측 이전의 세계와 가능성의 철학
관측하기 전, 세계는 숨을 고른다. 이 시는 양자역학적 세계관과 인간의 인식론을 동시에 담아내며,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기 전까지 존재하는 무수한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빛도, 입자도 말을 아끼는 순간은 마치 양자 중첩 상태를 떠올리게 한다. 입자는 관측되기 전까지 여러 상태에 동시에 존재하며, 관측이 이루어지는 순간 하나의 현실로 수렴한다.
이 시는 단순히 과학적 개념을 넘어, 인간의 삶과 선택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매 순간 수많은 가능성 속에 살아간다. 아직 선택하지 않은 길, 아직 발화되지 않은 말, 아직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은 생각들은 모두 "가능성"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보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순간 그 가능성은 하나의 현실로 결정된다.
침묵이 갈라지고 하나의 길만 빛난다는 구절은, 관측의 행위가 세계를 확정하는 순간을 상징한다. 이는 곧 인간의 자유와 책임을 드러낸다. 선택 이전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모든 길은 가능성으로서 동등하다. 그러나 선택 이후에는 그 길만이 우리의 현실이 된다. 따라서 관측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세계를 창조하는 행위다.
이 시는 또한 "틀린 것도 없다"는 구절을 통해 관용과 열린 사고를 강조한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세계에서는 옳고 그름의 잣대가 무의미하다. 이는 우리가 타인의 가능성을 존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누군가의 선택 이전의 상태를 함부로 평가하지 않고, 가능성 자체를 인정하는 태도는 인간 사회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
결국 이 시는 과학과 철학, 그리고 인간의 삶을 아우르는 메시지를 던진다. 관측 이전의 세계는 무수한 가능성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그 가능성 속에서 숨을 고르고,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세계를 확정하며, 동시에 우리의 삶을 빛나게 한다.
이 시가 던지는 울림은 명확하다. 세계는 우리가 바라보는 순간 달라진다. 따라서 우리는 매 순간을 신중히 관측하고,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가능성의 세계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무한한 잠재력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관측 이전의 세계는 답도 없고 틀린 것도 없다. 오직 가능성만 있다. 그 가능성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가장 큰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