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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만 Jul 30. 2021

<유토피아>

-단편소설 시놉시스-

BC 2044년 


땅거미가 져 어둑어둑해지는 산기슭, 어둠의 명도가 더욱 깊어지고 이내 일정 간격의 거리와 시간에 따라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멀리서 봤을 때 흡사 풀숲 반딧불처럼 보인다.

미산리는 수려한 외모의 산들이 많고 그위 야생초들로 둘러싸인 동네는 어디서나 쌉싸름한 풀내음이 진동한다. 그리고 맑고 시원한 물이 그 사이 기슭을 타고 미끄러진다.

하나의 불빛 아래 삼삼오오 모인 곱슬머리 펌을한 아주머니들이 시금치와 콩나물을 다듬으며 수다를 떨고 있다.

"지금 몇 시지? 8시 아닌가  혜영이 엄마 테이블 앞에 리모컨 있어 TV를 켜봐"

"아 맞다 수지 오늘 TV에 나온다고 했지" 

혜영이 엄마가 TV를 켰다.

"아이고 수지 엄마는 좋겠다 그렇게 홀로 아등바등 키우더니 저렇게 잘됬네"

"저기가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회사라 하던데.. 거기서 무슨 일 한다던데?"

소파를 등받이 삼아 시금치를 다듬는 수애 엄마는 손동작을 멈추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저도 잘 몰라요  작은 것들 연구한다던데 그냥 잘 살아주면 다행이지요. 그리고 다들 도와줬잖아 덕분에 수월했지 "

"오~시작하나 보다 저 사람이 사장인가 보네"

그 말 후 TV 스크린에 모두의 시선이 향하기 시작한다.


<글로벌 그룹 U사의 미래 기업 전략 발표사>

해맑은 미소를 지니며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 지점으로 당당히 걸어가는 이가 있다.

모던함의 극한인 무채색톤 패션은 그의 시그니쳐이다. TPO에 맞지 않는 너드한 패션은 그의 절제된 삶을 보여준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글로벌 그룹 U사의 대표 존 로크입니다.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범인류적인 기여를 위해 설립된 기업,  U사의 핵심가치는 "수정 공리주의"입니다. 세계의 모든 이들에게 증명했듯이 저희 U사의 지난 행로는 범인류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생명공학, 에너지 솔루션, 메타버스 등을 통해 세계 전반에게 윤택함을 가져다 주기 위해 노력했고 그에 대한 소정의 보상을 받아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 스피치의 텀을 가지자 정적이 생겼고 이내 관객들이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기에 연결된 카메라가 무대 위로 다가가자 비치된 대형 스크린에 존 로크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다.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칼의 존 로크는 이때 미소를 지으며 한쪽 윙크를 했다.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사랑합니다~!"

"와아~"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갈채 

"여러분들의 저희 기업의 서비스를 사랑해준 덕분에  인류의 핵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제 생애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4년을 노력했습니다. 최대한 지구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고백컨데 이는 유보적인 방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제 비서를 비롯한 투자자들께서  이런 말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지만, 이런이런.. 실언을 해버렸군요 하하하!! 내일은 빨간 셔츠라도 입어야겠어요. 이와 같이 저는 U사의 대표이자 인류의 한 명으로서, 두 가지 역할 모두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을 사업의 원칙으로 합니다."  

현재 척박해져 가는 환경, 식량, 에너지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이 따르는 시행착오를 감내하며 왕복 우주선 팔콘과 테라포밍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그 타깃을 지점을 고민하던 찰나 무인 탐사선 이카루스 2호로부터 희망적인 정보를 입수했는데 보시죠! 골디락스 존으로 판단되는 트라피트-1(TRAPPIST-1) 그리고 -2를 발견했습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손에 쥐고 있던 작은 리모컨으로 조작을 하자 스크린에 푸르스름한 색을 지닌 행성 두 개가 맞물려 공전하고 있는 영상이 보였다.

"그곳에  U사에서 엄격히 선발해 개척자들의  연구성과를 팔콘에 실어다 미지의 세계에서 실행할 것입니다.. 그 시기는 이듬해 4월 4일 부활절로 계획했습니다. 꽤나 의미 있죠? 인류를 대표해 가는 콜럼버스 멤버들 무대 위로 나와주세요~!"

"U사에서 엄선해 선발한 인류의 개척자들 소개합니다~ 

의학, 생명공학, 교육, 심리, 법등 최고 인재들의 연구성과를 새로운 터전에 구축할 것입니다. 

그럼 인류의 역사적인 그날을 고대하며 그때 만납시다 여러분~!!"


각 분야의 연구실적 사례를 발표하는 가운데, 생명공학분야의 제니가 스포트라이트 되고 짧은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저기가 수애 아이가"

"맞네 맞아 외국물 먹어서 그런지 더 세련되어 보인다 엄마를 꼭 빼닮았구먼"

"아이참 영희 엄마도.. 그냥 보면 되지" 

수줍은 미소를 지은 수애 엄마는 TV에서 시선을 거두고 다시 시금치를 다듬기 시작했다.


 PM 10:30경 집으로 돌아온 수애 어머니는 핸드폰을 눌러 수애에게 연락을 했다. 

"여보세요~ 수 애니"

"응 엄마"

"인터뷰 잘 봤다 엄청 멋있더라. 동네 사람들도 너무 대견해했어" 

"뭘 그런 걸 가지고 엄마 덕분이지" 

"그래 별 탈 없고? 바쁘다고 끼니 거르지 말고 밥 단디 먹고 다녀라"

"당연하지 밥 잘 먹고 다닌다 그리고 다음 달에 한국 모교 연구소에 잠시 들러야 해서 그때 엄마, 함께 맛있는 거 먹자"

짧은 통화가 끊어졌다.


가장자리가 매끄러운 직삼각형의 새하얀 빌딩이 비대칭으로 나란히 서있고. 그 중심자리에 U사의 진청색 CI가 위풍당당히 걸려 있다. 그 옆 102층 새하얀 타일의 회의실, 블라인드를 걷자 전면 유리를 통해 실리콘밸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그 창사 이를 투과해 들어오는 햇살, 유년기 미산리에서 중턱에서 받았던 그 햇살과 사뭇 느낌이 다르다. 팔짱을 낀 채 아래 전경을 내려다보다 이내 눈을 감고 햇살을 탐닉한다.



잠시 후 입구의 유리문이 열리자

"안녕 제니 일찍 도착했네" 

"응 어제 평소와 달리 잠이 잘 안 오더라고 그래서 이것저것 하다가 바로 회사로 왔어"

"스트레스 때문이야? 아니면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거 아니니? 내원할 거면 지인 의사 소개해줄게"

미소를 띠며

"그 정도는 아냐 걱정하지 마 음.. 아마 설렘이 아닐까? 내가 이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노력한 연구성과가 시험대에 오른다는 게 흥분되어서 그런 것 같아"

"아.. 그런 거였구나 괜히 걱정했네 그래 그건 어떤 느낌인지 알아 나 또한 몹시 흥분되거든"

수애의 옆으로 다가와 따뜻한 라테를 하나를 건네주는 폴

"폴.. 저기 말이야 어릴 때 내가 살았던 곳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시골이라 정말 할 게 없었단 말이야. 그때 적적함을 달랠 수 있었던 건 주위의 자연이었어"

"아.. 그랬구나~! 놀라운걸 너무 도도한 느낌이라 제니가 시골 출신인 줄은 몰랐네"

멋쩍은 웃음

"그때 개미나, 벌 나비와 같은 곤충들을 관찰하다 보면 작은 세계가 보인단 말이지? 그들은 어떤 세계 속에서 어떠한 소통을 하고 살아가는 걸까 라는 호기심이 많았어"

"개미는 하나의 개체인데 집단을 위해 앞뒤 안 보고 항상 일을 하잖아? 이유 없는 멈춤을 본 적이 없어.. 나 같은 개인주의 성향의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그런데 그게 집단의 생존을 위한 아주 효율적인 선택라는 걸 알게 되었어, 진사회성은 그들의 종이 지금까지 존속하게끔 DNA에 새겨져 있지"

폴역시 햇살이 들어오는 창밖을 응시하며 귀로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있다.

"인간은 DNA의 구조라던지 세포수도 훨씬 많아 그건 그만큼 더욱 복잡한 형태이기에 당연히 인간은 개미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거지 그런데 트라피스트 새로운 세계에서 그 룰을 새로 세우는 일을 하는 거잖아"

"이 생활은 마치 내가 신적인 존재가 된 느낌을 간접체험할 수 있어 그.. 창조한다는 거지"

"그래 맞아 전능하신 창조주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유사경험은 하고 있는 것 같아 지금은 과정이지만 말이야."

폴의 말이 끝나자 서로 바라보며 눈을 응시했다.

"그래도 우리 둘만의  창조주는 역할은 오늘 당장이라도 할 수 있지 않아?"

창밖을 향하던 시선을 거둔 후 지그시 서로의 눈을 응시한다. 눈동자에는 서로의 모습이 비치어지고 이내 햇빛 사이로 눈부신 키스를 나눈다. 


새 터전, 지구에서의 과오를 최소화시켜 이상적인 공간 즉 파라다이스를 만드는 것이 핵심과제이다. 새로운 국가체제와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을 실현 가능하게 공학 전문가들이 지원을 해준다.

매월 정치, 법, 경제, 철학, 의학, 심리, 공학 등의 전문가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 새로운 지상낙원을 위해서 (회의 장면 각 분야의 연구자들의 이상향을 토론하는 연출 씬 첨부해야 함)

그 지원의 역할, 생명공학분야에 수애가 담당하고 있다. 골드락스 트라피스트에 테라포밍을 위해 유기물을 배양해내야 하는데 그 트라피스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박테리아를 연구했다. 그 미생물 연구과정에서 치명적인 균이 우연한 계기로 개발되었고 폴에게 그 보고서를 건네주었다. 유출되면 기업에 큰 이미지 실추가 예상된다. 때문에 일단 인류에게 치명적인 이 균을 기업 내 보관하기로 한다. 


행동심리학자이자 부사장인 폴과 제니는 서로의 가치 공유를 통해 호감을 느끼고는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4월 4일 다가오고 있으나  예상밖에도 대중들은 우주사업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큰 투자지출을 했던 U사는 경제적 위기에 빠진다.  

이유는 기득권은 지금의 공간에 충분히 만족을 하고 있어 새로운 개척은 어찌 보면 그들이 구축해놓은 시스템을 위협하기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이건 과거 신대륙 발견과 같은 맥락이다 투자할 것이 뻔하다. 근거가 급해서..) 그 이외의 계층은 트렌드의 문맹이다. 일종의 트리거가 필요하다 판단한 존 로크는, 암암리에 균을 노출시킨다. 지구 외적인 공간에 대한 필요성, 마치 보험처럼 두려움 촉발, 보험사업 분야가 무형임에도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 보험이란 상품의 본질은 결국 인간에게 잠재되어 있는 두려움이다. 두려움은 결국 인간 모두가 공유한 감정이기에 이에 대한 해소는 결국 부가가치를 낳는다.


존 로크는 고민한다. 지금 이 프로젝트를 최종 목표로 달려왔는데(기존의 프로젝트들 모두) 여기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생각하는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할 것 인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난제에 빠진 그... 그 와중에 시간은 흘러간다.


이튿날 존 로크는 균이 퍼졌다는 긴급 소식을 전해 들었다. 눈을 한번 지그시 감더니 몇 초 후 폴을 호출했다.

"폴.. 자넨가?"

"대표님의 성향상 결정을 미루고 고심하실 것 같아 그랬습니다. 기업의 존망이 기로에 있는 시점에 한시라도 늦어지면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갈 것 같아서 말입니다. 만약 이 사실이 밝혀지면 불의의 사고로 누출됐다고 매스컴에 뿌리면 됩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저에게 물어 꼬리 자르기 하시는 걸로 하죠. 그러면 U사에 치명적인 타격은 피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사건의 전말이 퍼지고 수애의 행적이 미산리 마을까지 퍼진다.


마을 사람들의 행동변화

적대시, 아니 수애네 회사에서 그런 걸 퍼트렸다는구먼!, 그걸 만들었다는데?. 저번 주에 수애 만나고 오지 않았나? 

젖동냥하고 키워줬더니만 이게 이렇게 되는구먼 가장 돈독했던 이웃이 가장 거리를 두고. 

다들 범죄자 취급을 하며 기피한다.


균은 세계에 퍼졌고 펠컨은 이륙 중 폭파한다. (폭파에 폴의 개입 여부를 고심 중, 자아실현을 위해 미친놈으로 만들 것 인가?  인간미의 비중을 높일 것인가) 더욱이 희망이 없는 암울한 상황이다.

이 결정은 대표 존 로크가 아니라 폴이 행동심리학 연구의 정점 논문을 위해서다. 역사상 전례 없는 지구라는 공간 자체로 스케일업해 전 인류를 대상으로 실험 및 검증을 한다.

행동심리학자의 연구과제, 전염병이 퍼졌을 때 인간을 어떻게 행동을 하는가? 석학 논문, 연구실적을 남기기 위해? (이 정도로는 명분이 부족하다)  정보의 차이 제공

 1. 치료가 가능하다 

 2. 치료가 가능하지 않고 세 달 정도의 잠복기후 사망한다.

 3. 치료 불가능 당일 즉사

 4. 백신을 두고 기득권 그렇지 않은 이들의 대립

 5. 나이와 지역의 상관관계




등장인물


존 로크 : U사의 CEO, 존 스튜어트 밀의 후손이라는 설정도 해보았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공리주의 개념은 흑백논리로 접근하지만 않는다면 정말 근사하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다만 모든 상황에서 통용되는 절대기준을 세우려 하니 모순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고 오히려 불완전성을 다스리는 과정, 가령 유동성 그 자체가 어쩌면 진리이지 않을까? 하고 가설을 세워 보았다. 인간도 우주도 항상 변화한다. 그렇기에 그 기준은 유동성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기업의 이윤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가치 실현에 전념해 살아왔다.(대성한 기업인들의 공통분모) 전자보다 후자가 더 근사해 보인다. 

그런 그도 저런 절박한 순간에는 병원균을 노출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보았다.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는 것처럼, 그 역시 불완전한 인간이고 강한 가치 실현의 욕구는 때론 윤리의 선을 충분히 넘을 수 있지 않을까? 실상 기업의 이윤과 가치 실현에 대해 무관심한 타인이 보면 보았을 때 때론 둘 다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이 될 수 있다


폴 : U사의 부사장, 사업팀에서 인문학, 심리학을 활용했다. B to B 그리고 B to C 모두의 니즈는 결국 인간의 욕구다. 니즈는 곧 가치를 지니고 돈이 된다.  기업 또한 인간군집, 나아가 국가 역시 대규모 인간군집이다. 미국 중국 등이 아주 힘센 형이라 생각하면 정치동향이 쉽게 납득이 가는 것처럼  그는 기업의 영업이익 향상에 크게 기여했었다. 고속승진. 행동심리학자, 학문 업적에 대한 야망이 있다.  제니의 연인


제니(수애) : 한국인 생명공학자, 테라포밍을 위해 연구를 박테리아 연구를 하던 도중 치명적인 균을 발명했다.


가족들 : 호의에서 기피의 대상으로 변하는 내적 변화를 디테일하게 묘사할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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