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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만 Jul 30. 2021

<화가> Chapter_1 조우

-소설-





튈르리 정원을 품고 있는 바로크 양식의 석조건물 루브루, 박물관 이전 과거에 궁의 역할을 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화려함이다. 아치형 구조에 아칸서스 장식의 열주를 지반 삼아 올려진 짜임새 있는 형태의 구조물은 강직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위를 석조 장식물들이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다. 거기에 모진 세월의 흔적이 얇은 붓터치처럼 곳곳에 남아있자, 인공건축물과 자연의 섭리인 시간의 조우는 단순히 건축물 그 이상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열주 위에 놓인 석상을 멍하니 구경하던 금발의 벨라는 세실의 손에 이끌려 간다.

"이제 들어가자 벨라~"

"치~ 저녁에 레나 집에서 놀기로 했었는데"

"미안해 한 번만 봐주라.. 레나와는 자주 보잖니 오늘은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전시회를 하는데 벨라와 꼭 같이 봤으면 좋겠다 해서."

뾰로통한 벨라를 쳐다보던 아멜리는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며 앞으로 향한다.

"여기 르부루 박물관은 벨라처럼 예쁜 꼬마 아가씨에게는 금요일 밤, 무료로 볼 수 있게 해 줘 놀랍지?"

아무 대답 없이 묵묵히 바닥을 보고 걷는 벨라

"신데렐라 알지? 것처럼 벨라는 착하고 예뻐서 초대받은 거야"

"흥~ 엄마 난 어린애가 아냐 안 속아.."

그리곤 이내 바닥을 향했던 시선을 거두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내 작은 분홍 원피스가 그에 맞춰 흔들린다.

"치... 호박 마차도 안 보이는 구만"

그런 다섯 살 벨라에게 사랑스러운 미소를 건네고는 투명한 유리 피라미드로 향한다.



대낮같이 환한 백색 조명으로 꾸며진 스튜디오 공간은 그의 작품들 돋보이게 해 준다. 작가 생전에 당부했던 말이다. 이 작품들은 꼭 밝은 곳에서 봐야 한다고.. 건너편에서 도슨트가 관람객들에게 정성스레 작품을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걸 본 세실은 거리를 두기 위해 벨라와 함께 다른 작품으로 먼저 향한다. (세실을 작가로?) 언제부터 생긴 습관인지는 모르겠으나 세실은 전시회를 최소 두 번 돈다.  우선 처음에는 작품에 대한 정보 없이 먼저 감상한다.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성과 감성의 그릇에 작품을 담아 오롯이 느끼는 것에 몰입한다. 두 번째 다시금 순회할 때에야 비로소 리플릿의 작품 설명을 읽고 감상하는데 그 두 가지의 간극을 경험하는 것이다.  큰 유희를 주기 도고 허무맹랑한 차이를 통한 깨달음은 작품에 대한 기억의 휘발성을 줄일 수 있다. 혹 그래도 난해하면 도슨트가 그 작품을 설명할 때 슬그머니 경청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의 작가 테오 반 되스부르크(가상의 인물)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작품에 대한 감상만으로 충분했다. 십 년전 풋풋한 대학생 때 처음 알게 된 작가였는데 시간이 흘러 딸 벨라와 다시 조우하게 되자 감회가 새롭다. 예술 감성이 메마른 남편과 함께 전시회를 방문하는 것은 오히려 감상을 즐기는데 곤욕이란 것을 깨달았다. 몇 번 체감하게 되자 굳이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 편이다. 혼자 감상하고 다니는 것에 익숙해졌으나 때론 왠지 모르게 서글퍼져서 벨라를 데리고 온 것이다.

중간지점을 돌았을 때 작품을 응시하던 벨라가 갸우뚱하더니 세실에게 묻는다.

"엄마… 이 화가는 왜 덜 그린 걸 걸어둔 거야?"

그런 벨라를 빤히 보며 미소를 뗬다.

"왜? 덜 그린 것 같아?"

"뭔지도 잘 모르겠고 색이 하나도 없어서.. 저번 그리기 수업 때 레나가 하기 싫고 재미없다고 물감을 뿌린 것 같아"

진지하게 말하는 벨라를 보고 난 뒤, 너무 사랑스러움을  느낀 그녀는 웃음을 참으며 차분히 설명을 했다.

"맞아 벨라가 보는 관점에서는 덜 그린 거야. 그런데 이 화가는 여기까지가 완성이래"

"응..?"

의아한 듯 물끄러미 세실을 쳐다보는 벨라

"색칠을 할 수 없는 화가거든 신기하지 벨라?"

"슬픈데.."

"맞아 슬픈 일이지 하지만 그래서 이 작품들이 더 사랑받는 거야. 리플릿 첫 페이지 왼쪽에 작가의 연혁 있지 거기에 한번 읽어볼래?"


음.. 후기 인상주의와 신 인상주의로 넘어가는 과... 도기에 프랑스 옹.. 플레... 르(항구도시)에서 촉망받던 화가 "테오 반 돼... 스부르크 "……………………중략

떠듬거리지만 열심히 읽는 벨라





1895년

프랑스, 뒤랑뤼엘의 화랑에서 살롱전이 끝난 뒤 피로연, 석양의 빛이 잃어 갈 때쯤, 매니저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이내 엔틱한 디자인의 철제물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천장 한가운데 위치한 아르누보 양식의 샹들리에, 프리즘 크리스털에는 불빛이 스며들고 투과된 상태로 일렁이기 시작한다.

살롱협회 및 전시 주최 측, 그리고 저명한 인사들과 작가들이 만담을 나눈 후 노곤해진 테오 반 되스부르크는 가장자리에 위치한 바로 향해 앉았다. 그 옆에는 아뜰리에 시절부터 함께 수학하며 지내온 친구이자 작가인 앙리가 타닌이 강한 생줄리앙 와인을 홀짝이고 있었다.

와인글라스를 닦고 있는 바안의 웨이터에게 말했다.

"페블리 부르고뉴"(진홍색) 한 잔 부탁하오."

"허허허.. 테호 자네 와인 취향을 부터가 나랑 안 맞아. 불그스름한 거에 비해 연해서 물 맛 같던데 대체 무슨 맛으로 먹나?"

"진하고 텁텁한 마치 죽은 와인을 먹는 자네가 더욱 이해가 안 되네.. 난 지금이 너무 행복해서 오래 살고 싶단 말이지. 그래서 자극적인 건 별로 먹고 싶지 않아. 물 같지만 강한 핏빛 색채가 도는 부르고뉴가 훨씬 좋아.. 기왕이면 몸에도 좋고 무엇보다 아름다운 걸 마시고 싶어" 와인글라스에 웨이터가 브루고뉴를 채워놓고 떠나자 그 잔을 들어 색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 선홍색이 날 두근거리게 하거든 마시게 되면 실제로도 두근거리고 허허.."

그를 지켜보는 앙리

"부럽구먼 오래 살고 싶다니.. 와인 또한 개인의 가치관을 따라가는 건가? 난 삶에 큰 미련이 없어서 늘 자극적인걸 찾았는 것 일지도 모르지"

부드럽게 와인 잔을 흔들고는 한 모금 음미하며 말했다.

"지금이라도 노선을 달리하는 게 어떤가?.. 자네 지금껏 과정을 곁에서 지켜본 친구로서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은 하지만.. 대중들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다네.. 반보 정도 앞서 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

앙리는 감정이 상했지만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 했고 경직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동거 동락한 테오는 친구의 이 비언어적 신호를 빠르게 알아차리고는 정정하려고 덧붙였다.

"물론..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야, 오히려 자네야 말로 진정한 작가의 심장을 가지고 있는 거지, 먼 훗날 더욱 인정받을 수도 있어 다만.. 너무 앞서간 게 아닌가 싶어 지금은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속상해서 그런 걸세"

"그런가..?"

앙리의 그 짧은 말 한마디는 살롱에 퍼지는 잔잔한 음악을 재단해버리고 정적이라는 새로운 공간 안으로 밀어 넣었다.

둘은  잠시 각자의 와인을 음미했다.

"어머나~ 앙리 오랜만이시군요"

그들을 다시 살롱 공간으로 불러들인 간드러진 여성의 목소리

허리 코르셋을 기준으로 가슴과 엉덩이를 한껏 부각한 S커브 실루엣의 브이넥 레드 드레스 그리고  아르누보 장식의 보닛, 바볼 레를 쓴 한 여성이 다가왔다.

"코.. 코라?"

"앙리 인사하게나~ 구면겠군 기억하지? 옹플레르 아틀리에서 비품들 조달해 주던 코라야"

"아… 물론 기억하지 어떻게 여기…."

"자네가 아뜰리에를 떠나고 난 이듬해에 나도 파리로 올라올 때 같이 오게 되었어.. 내가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끔 도움도 주고 정서적인 영감도 주지.. 일종의 뮤즈랄까?"

그리고는 반테 오는 코라에게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손을 부드럽게 잡아 자신의 오른편에 앉혔다.

"잘 지내셨어요?" 그녀의 싱그러운 미소

앙리는 아틀리에 시절의 기억이 피어오른다.









그 이후 줄거리


<색 인지력을 사라지게 만드는 약>

1870년 프랑스의 프로이센 전쟁에서 수세에 밀리는 프랑스군은 야전 말고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야전을 위한 화학실험을 연구했다.

야간 시 더욱 적군과 사물을 명료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위한 유기성 액체 물, 예를 들면 개의 시력은 사람보다 훨씬 뛰어나다 어두운 곳에서 광량을 안구 속에서 반사시켜 보는 능력이 좋아 밤에 명암을 구분하는 간상세포 수도 사람보다 많다. (밤사냥을 위함) 하지만 등가교환을 통해 색상인지 능력을 가져간다.  쉽게 불필요한 정보를 가져감으로써 야간 시 대상을 인지하는데 더욱 효율적이게 만든다.


그 약이 앙리의 수중에 있다.(화가 생활만으로는 경제적 충당이 되지 않아 부수적으로 일을 하는데 어둠의 경로에서 입수했다 정도로 설정했습니다. 더욱 개연성을 살려보겠습니다.)



작중 주인공들은 동거 동락하며 지냈지만 사이가 틀어지는 고갱과 고흐, 같은 사이로 설정했습니다. 앙리는 테오가 화가로서의 사회적 성공한 것에 대한 시기심까지는 감당할 수 있었으나. 아틀리에 시절 연모했던 코라까지 그에게 넘어가자 인내의 임계점을 넘어립니다. 예민하던 찰나에 한날 바에서 언쟁을 펼칩니다.


<앙리> "네가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짜집기가 아니냐며 그게 무슨 예술이냐? 작가로서 죽은 길이다"


-초기 인상주의 화가 후기 인상주의를 콜라보한 사조로(생각나면 명칭을 정하겠습니다) 캔버스 공간에 자연의 강렬한 색채의 인상을 담고 그 상황에서 대조적인 인물의 심리상태를 보색 계열로 화려하고 터치감 있게 담는 화풍을 연상해 보았습니다.  (당장 떠오른 건 이 정도이고 작가의 배경을 인상주의로 선정한 건 많은 사조 중에 인상주의가 색을 중요시 여겼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상실에서 오는 것에 대한 상처가 클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화가로서의 색 인지력을 상실은 개인으로서 아주 큰 재난일 것입니다.)


<테오> "작품의 가치는 결국 대중이 결정한다. 내 작품을 봐 결국 잘 팔리고 있지 않냐? 그에 대한 보상으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데 이게 맞지 않냐?"


바에서 술을 마시던 찰나에 테오가 잠시 자리를 비운 부르고뉴(색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음료)에 그 약을 희석시켜 마시게 합니다.


테오가 점차 색을 인지하는 능력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것을 상황을 묘사할 것입니다. (아… 글을 쓰다 생각났는데 이거.. 베토벤인?!)


  

 그림을 그리는데 시력의 점진적 변화를 느끼는 상황


 망연자실 후 술과 도박에 의존해 폭력성을 띄는 단계


 코라의 격려와 도움으로 극복해내려는 단계(색상표를 설정해 코라에게 물어보면서 그리는 단계) 이 화풍을 유지해야 현재의 상황(부와, 명예)을 누릴 수 있음


 이런 활동을 통해 화가로서의 내적 자괴감에 빠지고 또다시 다시 방탕해짐. 더욱 폭력적이게 변해서 코라가 떠나가고 이 전말이 대중에게 알려집니다. 코라를 당 시대에서  물랑 루주에서 일하는 요부로 설정할지 헌신적인 피카소의 여인들 중 한 명처럼 설정할지 고민입니다.


 부와 명예 모든 것을 잃어버려 길바닥으로 나앉게 되는데 부랑자 생활을 하게 됩니다.


 재기할 수 있는 사건,  부랑자 생활 시 길거리 아이들의 낙서(키스 해링 같은?), 혹은 동굴에 기거하거나 들리게 되는데 거기 그려진 알타미라와 같은 벽화의 그림을 보고 색에 의존하지 않고도 그림을 그릴 수 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기존에 그렸던 그림에 비해 조악하기 그지없는 그림도 사람에게 감화를 줄 수 있다는 사실) 색이란 과거 굴레의 화풍에서 벗어나게 되는 단계


내면의 감정을 무채색으로 그대로 화폭에 담습니다. 그리고 정오 무렵 맑은 날에만 광장에 자신의 작품 거리에서 판매합니다.(무채색 그림이 돋보이는 환경, 환경과 건축의 조화 안도 다다오와 유사한 발상)이게 루브르 박물관 테오 반 작품의 스튜디오를 밝은 조명으로 한 이유입니다.


테오 반이 무채색 화풍의 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작가의 일생이 알려지자 비로소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시작합니다. 사실 추상계열로 넘어간 사조일수록 일반인에게는 작가의 삶과 그풍을 그리게 된 배경이 중요하지 않나 추측해 보았습니다. 일반인들은 정보가 없으면 단순한 감각이상의 것을 느끼기에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현대로 오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 "형태의 빈곤과 정보의 과잉이라는 말"이 이를 대변해줍니다.


이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흔한 클리셰 느낌이 나서 고민 중이었습니다. 자료조사를 통해 디테일하게 묘사하려 했으나 용근 님의 피드백이 너무 좋아서 반영하려고 합니다.


((작가로 다시 재기로 성공했는데 알고 보니 색을 보는 능력을 잃지 않은 겁니다. 연출에 불과한 것이죠 기존의 화풍의 한계점에 다다른 그는 작가의 드라마틱한 배경을 위한 쇼에 불과했다는 설정입니다.

훗날 코라가 이 약은 조심 해야 해 쥐잡이용이라던지..? 빨간색 약을 두었는데 그것을 피해서 영양제인 파란색 약을 집는 반전..))


코라를 물랑 루주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설정한다면 재산을 노리고 극약인 빨간약을 영양제라 속이고 줍니다. 하지만 그녀가 나간 뒤 테오는 그 약을 계속 버린 것입니다.  그도 코라가 필요에 의하거나 혹은 진심으로 사랑하기에(뮤즈) 그녀를 포용해주고 있다는 설정을 하려고 합니다.



이 시국의 재난은 개인의 재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스케일을 줄이고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담으려 했습니다. 마지막 반전 부분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정경 묘사와 시대적 배경은 서치를 통해서 보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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