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축일주

60갑자

by 묘해


계축일주


어둠은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어둠보다 더 깊은 밤을 품었으므로


말없이 흐르는 물처럼

고요히, 그러나 단단히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나는 모든 비명을 받아 적는다


사람들은 내 속을 들여다보려 하지만

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언어로 산다

차가운 듯 보여도,

나는 누구보다 뜨겁게 견디는 중이다


내 안의 물은 생명을 숨기고

내 발 밑의 땅은 비밀을 묻는다

나는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알아볼 수 있는 존재

겨울 밑, 봄의 씨앗 같은 사람이다


나는 계축일주

세상에 조용히 질문을 던지는 존재

빛을 쫓기보다,

스스로 어둠을 다스리는 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