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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시커 2-6] 하쿠나 마타타!

[RoadSeeker길을 찾는 사람] 2부: 마음의 길을 걷는 연금술사

미래를 만드는 데 꿈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

- 빅토르 위고




현빈이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정확히 일주일 후였다. 퇴근길 지하철에 오를 때마다 현빈은 습관적으로 그녀를 찾았다. 지난 일주일은 그에게 참으로 느리게 흘러간 시간이었다. 다행히도 그 시간대 지하철은 늘 여유로웠고,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두리번거리며 그녀를 찾던 현빈을 먼저 발견한 그녀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또 만났네요! 늘 이 칸에서 타요?”

그녀의 밝은 얼굴을 보자 현빈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렇게 밝게 웃어준다는 건 나를 좋아한다는 걸까, 아니면 원래 성격이 그런 걸까?' 현빈은 잠시 고민했다.


“네. 지금 회사 다닌 지 일 년 정도 됐으니까, 이 칸을 탄 지도 딱 일 년 됐네요.”

“그렇구나! 생각해 보면 출퇴근할 때마다 사람들은 항상 같은 칸을 타는 것 같아요. 저도 이 칸을 자주 이용했는데, 벌써 7년이나 됐네요. 야간 근무 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쯤 이 시간에 타거든요.”

“그럼 우리는 일 년 동안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는데 서로 몰랐던 거네요.”

“그러게 말이에요. 우연이란 참 신기하죠?”


현빈은 잠시 대답을 찾지 못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하철은 거친 소리를 내며 어두운 터널 속을 빠르게 달려 나갔고, 주변의 승객들은 대부분 졸고 있거나 스마트폰에 몰두한 채였다. 오직 두 사람만이 서로를 마주 보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 참! 책 정말 잘 읽었어요. 돌려줄까요?”

“괜찮아요. 벌써 새 책 다시 샀어요. 빠르죠?”


현빈이 웃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밝고 하얀 피부가 발랄한 말투와 생기 어린 표정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그녀가 그토록 열광하는 책의 내용, 정말 그렇다고 믿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정말 그럴까요? 그 책에 나오는 말들... 우주가 소망을 이뤄준다는 말이요.”


그녀는 현빈의 눈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렇게 한번 해봐요. 제가 하는 말을 따라 해 보는 거예요. '내가 가진 소망에 대해서 어떤 도움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느낌을 느껴봐요.”


현빈은 잠시 망설이다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녀의 말을 작은 소리로 따라 해 보았다.


“내가 가진 소망에 대해서 어떤 도움도 일어나지 않는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우울해졌다. 뭔가 무거운 것이 주변을 감싸며 숨을 막는 듯한 느낌이었다.

“별로 기분 좋은 말이 아닌데요…”


그녀가 다시 말했다.

“이번에는 이렇게 해봐요.

'내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그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


현빈이 조금 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따라 말했다.

“내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그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


순간, 가슴속에 밝은 희망이 떠오르며 기분이 한층 좋아졌다. 마음에 힘찬 에너지가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우와! 말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 달라질 수가 있군요!”

“한 번의 말로도 이렇게 바뀌는데, 만약 삶 전체에서 긍정적 생각과 믿음을 꾸준히 확장해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러게요. 간단한 건데,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요?”

“맞아요. 학교에선 이런 걸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요. 저도 우향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덕분에 알게 됐죠. 선생님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 믿으라고 하셨거든요.”

“어? 난 그런 말씀 못 들었는데요!”

“사람마다 필요로 하는 가르침이 다 다르니까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하더니,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인디언 속담에 재미있는 말이 있어요. 잘 듣고 마음에 새겨봐요."


"같은 말을 만 번 하면 이루어진다!”


현빈은 그 말을 조용히 되뇌어 보았다. 같은 말을 만 번 하면 이루어진다. 반복해서 생각할수록 그 말이 신기하고 흥미롭게 다가왔다.


갑자기 현빈이 밝은 표정으로 외쳤다.

“하쿠나 마타타!”


그녀도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그 말 알아요! 다 잘 될 거라는 뜻이죠? 그럼 이제 두 말을 합쳐서 외워볼까요?"


"하쿠나 마타타! 같은 말을 만 번 하면 이루어진다. 이제부터 좋은 일만 가득!”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크게 웃었다. 어느새 지하철이 그녀가 내려야 할 역에 도착했다. 현빈은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저기... 전화번호 알려줄 수 있어요?”


그 순간, 한없이 계속될 것만 같던 그녀의 미소가 멈췄다. 그녀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아무 말없이 돌아섰다. 그 뒷모습엔 망설임과 단념이 엉켜 있었다.

그녀가 떠난 자리에 남겨진 현빈의 가슴엔 텅 빈 공허함과 씁쓸한 아쉬움만이 가득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뭐가 우주가 도와준다는 거야…'


그때 막, 열차는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며 지상구간을 향해 뛰쳐나왔다.
모처럼 맑게 갠 밤하늘엔 은하수가 총총 빛나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간절한 소망을 가진 자의 마음을 축복이라도 하듯이.



- 로드시커 2부 : 마음의 길 - 연금술사의 장미

- EP6 : 하쿠나 마타타!

<끝>


EP7에서 만나요.



<작가의 말>


『로드시커』는 욕망, 마음, 영혼—세 가지 길을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욕망의 길에서 추락한 주인공은

이제, 마음의 길을 걷고 있지요.

그는 과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요?


독자 여러분은 지금 어떤 길 위에 서 있나요?
자신을 돌아보며, 끝까지 함께 걸어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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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같은한마디 #마음의길에만난사람 #운명적만남의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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