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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준 Aug 03. 2022

OTT 전쟁, 스포츠 중계권 쟁탈전

쿠팡 플레이 포스터

 7월 13일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국내 k리그 간의 친선경기를 쿠팡플레이에서 단독 중계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OTT(Over The Top) 기업들이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콘텐츠 영역을 스포츠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


 OTT 콘텐츠 하면 영화, 드라마가 메인이다. 큰돈을 투자해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다른 제작사로부터 판권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은다. 코로나 수혜가 끝나가면서 신규 가입자 수가 감소하고, 몇몇 기업들은 매출 증대를 위해 중간 광고를 삽입한다고 발표했다. 대표 OTT 기업 넷플릭스의 주가는 고점 대비 60% 이상 빠졌고, 국내 토종 OTT 왓챠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기존 고객을 머무르게 할 수 있는 전략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OTT 기업들은 고정 수요가 뚜렷한 스포츠 중계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스포츠 독점 콘텐츠를 통해 기존 방송사에서 스포츠 생중계를 시청하던 고정 팬덤을 확보하고, 충성 고객을 묶어두기 위함이다. 큰돈을 투자한 만큼 실패했을 때 부담이 큰 오리지널 콘텐츠에 비해 스포츠 중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을 투자하여 실패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번 계약을 따내면 짧은 간격으로 계속 콘텐츠를 뽑아낼 수 있고, 중계권을 다시 재판매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에서는 빅테크 기업들 간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7월 LA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이벤트 홈런더비에서 애플,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경영진들이 포착되었고, 애플 CEO 팀쿡은 미식축구 유명 구단주들과 리그 관계자들을 따로 만났다는 정보도 돌았다. 이들이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진심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애플은 2023년부터 10년간 미국 프로축구 MLS 중계권의 독점계약을 따냈고, 메이저리그의 일부 경기도 중계한다. 아마존은 UEFA 챔피언스 리그, 프랑스 리그 앙,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중계권을 획득했다. 디즈니는 인도 국민 스포츠 크리켓 중계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국제축구연맹 피파는 아예 OTT 플랫폼 피파 플러스를 만들어서 축구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그에 반해 넷플릭스는 다른 OTT 기업들에 비해 스포츠 중계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중계권료도 부담되고, 스포츠나 뉴스는 생방송 외에 다시보기를 하지 않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스포츠 중계에는 관심이 없다며 확실한 의사를 내비쳤다.(F1 경기는 관심있는 듯)

 국내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선두를 달린다. 국가대표 해외파 선수 소속팀 경기를 생중계하고, 2025년까지 독점으로 K리그 온라인 중계를 담당한다(2023년부터 2025년까지 독점, 현재는 네이버 다음과 같이 진행 중). 카타르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기도 하다. tvN의 플랫폼 티빙도 축구,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장르의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만 본다면 TV 스포츠 중계가 거의 무너져가는 것처럼 보일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스포츠 리그 상당수가 TV 방송사와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OTT는 주로 3차 중계권을 챙긴다. 그러나 치솟는 중계권료를 시청률 기반의 광고 수익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한다. 수 십 년 동안 해오던 중계권 입찰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거대 기업들이 스포츠에 관심을 보인다면 스포츠 리그 입장에서는 절호의 찬스다. 사실 리그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더 많은 팬들을 확보해야 하는데, 비대면 시대를 거치면서 관중은 줄고, 스포츠 자체의 인기가 떨어질까봐 노심초사였다. 그래서 더 많은 팬들을 확보할 수 있고, 중계권료를 배로 벌 수 있는 이 좋은 기회가 무척 반가울 것이다.


 과거에는 지상파 방송사가 스포츠 중계를 했다면 어느 순간 종편, 케이블 채널에서 하는 스포츠 중계가 더 많아졌다. 또 한 번 미디어 환경이 변하는 중이다. 이제는 OTT가 방송사를 위협하고 있다. 아무리 탄탄한 방송사라 하더라도 경쟁 상대가 애플, 아마존이라면 큰 부담이 된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라이벌을 ‘잠’이라고 했다. 한 기사에 따르면 축구 관계자들은 라이벌을 '영화'로 지목했다. 올해 초 방영한 드라마 '스물다섯스물하나'에서는 아나운서 등장인물이 이런 대사를 한다.

"내 경쟁상대는 다른 방송사가 아니라 내 뉴스를 보지 않는 사람들이 하는 모든 것이다. 영화, 드라마, 책, PC, 음주가무, 수다.  그 모든 게 내 경쟁상대다"


콘텐츠는 더 많아지고 있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서로가 라이벌이 되고 있다. 그 뒤에는 거대 자본이 경쟁하고 있다.


 OTT의 경쟁력은 독창성과 다양성이다. 재미는 필수다. 스포츠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스트리밍 산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주요 전략이 될 수 있다. OTT 기업들은 시청자들을 위해 고품질의 스포츠 방송을 만들어야 하고, TV보다 OTT가 훨씬 낫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JA3a4yuHUj8&t=133s



경향신문(2022). 공짜로 경기 보던 시절은 갔다…스포츠 중계 방송 ‘OTT’가 대세

딜라이트(2022). OTT 업계가 스포츠 중계에 ‘눈독’ 들이는 이유

서울신문(2022). 이제 해외축구 공짜로 본다… OTT 뛰어든 FIFA

스포츠경향(2022). 쿠팡, 토트넘 초청 경기...남아도 너무 많이 남는 장사

한국프로스포츠협회(2021). 미디어 판 바꾼 OTT 시대의 프로스포츠

OTT뉴스(2022). [분석] OTT 플랫폼, 2차전 돌입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집중

The New York Times(2022). Why Big Tech Is Making a Big Play for Live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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