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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교동방울이 Feb 09. 2022

대선 보도를 바라보는 자세

이번 달엔 네이버랑 살겠네


"선관위 연락 안 왔어?"

정치부 선배들이 왕왕하던 말이다.

여론조사 데이터를 잘못 갖다 쓰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은 경우, 후보자들 간 사진 크기가 다른 경우, 후보의 확인되지 않은 썰을 쓴 경우 등등 이유는 무수히 많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선거조사기준

제18조 1항
누구든지 선거 여론조사의 결과를 공표 또는 보도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도 함께 공표 또는 보도하여야 한다.
△조사 의뢰자
△조사기관
△조사지역
△조사일시
△조사대상
△조사방법
△표본의 크기
△피조사자 선정방법
△응답률
△표본오차
△질문내용
△권고 무선 응답비율

18조 3항
기 공표·보도된 조사 결과를 인용할 경우 △조사 의뢰자 △조사기관 △조사일시와 함께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써야 한다.

벌써 세모만 열개가 넘는다. 빡빡한 스케줄에 마감을 맞추느라 이를 지키지 못한 실수가 대부분이다. 급히 쳐내기에는 실수가 나왔겠지.


그래도 선거는 누군가의 실수가 누군가를 붙이거나 떨어뜨릴 수 있는 굉장히 예민한 작업이다. 선관위가 직접 보도에 경고를 내리거나 후보자가 기자를 제소하는 이유다.


대선이 한 달 남은 지금 예전 생각을 꺼낸 건 여론조사 보도의 맹점 때문이다. 처음 접하는 조사기관이 있다던가 대상이 된 후보군이 제각각인 점도 낯설다.


보통 선거 여론조사 오차범위는 플러스 마이너스 3% p 정도다. 후보 간 차이가 3% 이내라면 사실상 같은 라인에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언론은 1위와 2위간 차이를 강조하고 1면에 싣는다. 특정 조사를 인용해서 특정 후보가 진짜 1위인 것처럼 몰아간다거나, 언론사가 조사를 의뢰하며 문항을 좌우하면 기레기론이 상수인 지금 환경에서 욕을 먹는 건 필연적이다.


무엇보다 후보들의 입에서 나온 따옴표가 지지율을 틀어잡는 분위기는 좋을 게 없다.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 급등락 하는 비트코인 차트 같달까. 자극적인 공약을 낸 날은 빨갛게, 실언을 한 경우는 파랗게 지지율 차트가 상한가와 하한가를 찍는 느낌이다. 오늘의 잠정 대통령이 말 한마디에 역적이 되는 건 부지기수. 내일이면 조사의 생명력은 사라지고 또 다른 1위가 나타난다.  


그 사이 정책 보도는 확실히 희귀종이 됐다.

데스크 지시는 "이슈를 따라가라"(=타사에 난 기사를 받아라or쟁점 기사를 쏟아내라)더라도,

"시간을 달라, 이 분야 공약을 파헤쳐 보겠다"라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으면 한다.


공수에 비해 뷰가 나오지 않는 문제는 분명 있을 테다. 이해한다. 그래도 국민들은 미디어로 세상을 본다. 기자들은 훈련을 통해 기사 쓰는 법을 배운 사람이다. 책임을 갖고 멋진 보도를 하면 좋겠다.


선관위가 많은 기자를 잡아들이는(?) 것도 그만큼 선거 보도는 정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단 뜻이다. 정확성과 투명성은 결국 국민들에게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라는 말로 귀결된다. 후보의 정보는 곧 공약(정책)이다.


네이버가 3월8일부터 선거 특집페이지를 열었다. 각사별로 Pick을 건 대선 기사를 모아 놨다. 무엇보다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사별로 묶은 게 눈에 띈다. RAW 데이터 링크도 걸어놨다.


네이버를 좋아하진 않지만 편한 건 편한 거다.

한달 동안은 매일 찾아볼 듯 하다.


5년에 한 번 찾아오는 이벤트.

2017년과 달라진 점을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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