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건 알리는 거고, 알린 게 언제 어떻게 화살이 될지 모르니 리스크를 계산하는 거다.
'인수합병 추진' 소식을 냈다 엎어지면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지적받는다.
'최고의 CTO'를 영입했다고 자랑했는데 그가 사기꾼이었다면?
'업계 1위'라고 했는데 진짜 일등이 따로 있었다면?
리스크 테이킹이 중요한 이유다.
알리는 건 또 어떤가.
내부에서 C레벨이나 각 부서가 피땀 흘려 만든 결과물. 당연히 자랑하고 싶다.
여기서 잘 봐야 하는 게 내 자랑이 상대방 입에서도 감탄이 나올지 생각하자는 것.
난 자녀가 없지만 아이는 좋아한다. 그럼 나한테 아들딸 영상을 보여주는 건 반가운 자랑이다. 반대로 건강이나 여러 문제로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이는 어떨까.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이지만 유산을 겪었던 여성에게 자식 자랑을 하는 건 무개념 오브 더 이어를 떼놓은 당상이다.
회심의 개그가 먹히지 않았을 때의
무거운 공기를 생각해보자..,
알통 자랑에 빠져 탈모를 잊을 수 있다. (남 이야기가 아닌 듯)
잘하는 PR인들은 이 줄타기를 잘했다.
기자의 논조나 이미 쓴 기획기사를 미리 살펴보고 내 자식(아이템)을 자랑했다. 전에 한 번 보여준 아이템은 두 번 이상 뽐내지 않았다. 10억을 투자받았다고 자랑하기 전 그 기자가 100억원 투자유치 기사를 쓰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왔다.
메시지에는 '기운'이 있다.
초기 스타트업이면 시리즈 A가 대박 소식이고,이미 큰 기업이라면 IPO 정도는 돼야 언론이 눈을 돌린다. 세상이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를 소비자의 눈에서 생각해야 한다.
라면회사가 한 달 만에 신제품 100만개를 판 건 뉴스지만, 소고기 분말 함량 높였다.. 정도로는 매력이 없단 얘기다.
소소한 에피소드 하나.
예전 수능 모의고사 문제가 샜었다.
출제 위원이 합숙에 들어가기 전, 이미 낼 문제를 구상했고
이를 친한 학원장에게 알려준 뒤 합속소에 들어왔다는 의혹이다.
OO 관련 문제를 내겠다고 생각-> 이를 학원장에게 전달하고 합숙 시작 ->학원장은 학생들에게 OO이 나온다고 강의-> 모의고사에 실제로 OO문제 출제
PR 담당자는
"미리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합숙에 들어오기 때문에 학원에 문제를 알려줄 수 없다. 또한 여러 숙의를 거치기 때문에 특정 문제가 나올 수 없다"고 둘러댔다.
반문.
"좋은 문제면 숙의 과정에서 통과되는 것 아닌지. 미리 문제 구상을 안 하고 들어오면 직무유기 아닌지, 전문성이 있어서 섭외했을 텐데 그럼 (세상에 알려진) 전문성은 전혀 반영이 안 되는 구조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