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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콩마음 Nov 06. 2024

담으니 닮더라


남편과 함께 미사참례를 하고 성당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우와 이 가을 하늘 좀 보소~

이른 아침의 상쾌함과 시리도록 푸른 하늘, 곧장 집으로 돌아가는 건 자연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마법 같은 주문이 귓속을 헤집고 들어와 뇌를 강타한다.

차에 오르자마자 두뇌 풀가동, 최근에 새로 오픈했다는데 아직 가보지 못한 베이커리 카페를 방문하기로 한다.

갓 구워낸 따끈한 빵과 커피를 받아 들고 그림 전시를 하고 있는 2층으로 올라가 새 카페의 분위기에 흠뻑 취해본다.

익숙하지 않은 낯섦은 불편함을 초래하지만 음식점과 카페는 예외인 것 같다. 그 낯섦이 신선하게 다가와 기분을 고조시키니 말이다.

그림 한 점에 나무 화분 하나, 그렇게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데 불현듯 어색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걸어온 길을 다시 되돌아가 보았다.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곳에 있는 수많은 화분의 나무가 모두 생명이 없는 인조나무였기 때문이다.

관리가 워낙 힘들 테니 그렇게 하셨겠지만 못내 아쉽다. 이 훌륭한 공간에 인조나무라니..


바닥을 보인 머그컵을 확인한 후 우리는 카페의 루프탑으로 향했다.

산자락에 위치한 이곳의 루프탑은 청량한 1등급 공기와 쾌청한 하늘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나는 인조나무로 인해 아쉬움으로 가득 찼던 바로 그 자리에 대자연의 드넓은 가슴과 그의 숨결을 담았다.


그 맑고 푸르름에 나의 마음이, 나의 표정이 달라진다.

내 안에 자연을 담으니 자연을 닮은 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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