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오네오 Sep 28. 2021

슬픔을 치료하는 방법



아주 가끔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에 깨, 다시 잠들지 못하는 밤이 있다. 이게 심장질환일까, 우울증 증세일까 아니면 방금 깬 꿈에서 몸이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고민하는 사이 잠은 저만치 달아나고 야속한 시간만 세팅된 알람이 울릴 때를 향해 흘러가는 날 말이다.


불면이 지병인 엄마의 요령이 위로가 된다.


가만히 눈감고 누워있으면
잠을 자는 것과 같은 쉼이 있으니
잠 못 이루는 밤, 내일의 피로까지 걱정하지 마라.
눈을 감고 누워 있으면 쉼은  충분하다.


잠들지 못하는 밤에도 쉼이 있다고 믿는 엄마의 불면 버티기 요령이 내게는 없으므로 내일 피로 걱정부터 시작해 세상 모든 걱정과 슬픔을 소환하기 시작한다. 불면이 슬픔을 부르는 걸까  슬픔이 불면을 부르는 걸까? 잘은 모르지만 둘이 꽤 친한 관계인 건 분명하다.


'슬픔을 치료해 주는 비밀 책'은 잠 못 이루는 그제 밤에 불면과 싸우느라 찾아낸 비법서이다. 누구는 이 이야기에 나오는 치유 방법이 자연으로 회기 하는 것이라고도 하는데 내가 느낀 이 책의 치유법은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인 듯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사과 주스 한 모금에 들어 있는 사과 잎의 향과 사과 꽃의 맛, 더할  있다면 사과 꽃이 달린 과수원의 화사함까지 들여다보며 느끼도록 천천히 그리고 가만히 음미해 보는 것...

그것 외에도 일곱 가지의 치료 방법이 나오지만 꼭 책이 알려주는 방법이 아니라도 좋다.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는 일거리들은 내 주변에도 널려 있으니...


세상 모든 슬픔이 내게로 오는 것 같지만 내게 오늘 슬픔이 내게만 올리가 없고 내게만 머물리 없지... 질녘 부엉이가 울 때까지 일곱 가지 일들을 찾아 가만히 그리고 천천히 들여다보며 슬픔이 어떻게 치료되는지 알아보아야겠다.


오늘은 세상 무엇을 가만히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며 찾아오는 슬픔을 치료해 볼까?


작가의 이전글 지나침이 가지는 결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