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소신을 밝히자면, 나는 한국을 좋아한다. 한국에 태어나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행복하다.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유와 문화생활 및 경제활동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인과 한국사회에 대한 실망과 역겨움 역시 확실하게 느낀다. 어느 나라나 장단점이야 존재하겠지만은, 한국은 특히나 그것이 극명한 나라이기에 단점이 너무나 부각되어 보인다.
지리상 많은 나라의 침략적 요지가 되었고, 좁은 땅덩어리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으며, 그래서 집단주의적 성격을 띠면서, 급작스런 경제 성장으로 인해 문화지체현상을 크게 겪은 점이 그 이유일것이다.
한국인들은 남의 시선을 상당히 신경 쓰면서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든 말든 자기 생각만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남에게 보여지는 겉모습과 라이프스타일은 상당히 신경 쓰면서, 생활에서 마주하는상대에 대한 자잘한 매너나 예의는 상당히 모자란것이다.동방예의지국이라 말은옛날 중국에서 한국을 부르던 이름이었는데, 정작 예의와는 상관없이 아마 강한 중국의 눈치를 보며 사바사바하고 강약약강을 실천한 나라여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다.
기술과 문화가 선진국이면 뭐 하나 기본적 매너가 여전히 저급한데..공공장소예절에서 한국이 중국과 일본의 사이쯤이라던데, 요즘 드는 생각은 한국도 중국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남을 그렇게 의식하고 남 눈치를 보면서, 어떻게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입거나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일절 안 하고 살 수가 있을까..?나는 한국이 여전히 후진국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본인이 먼저인 한국인들
그림 출처 : 월간
외국의 선진국들을 다녀보면서 느낀 한국과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점이다. 필자가 운전 난이도 헬이라 불리는 부산에 살아서 인지는 모르겠으나(부산은 길도 요리조리 매우 헷갈리고 꼬여있으며 특히 택시들의 운전습관이 개차반 수준이다), 한국은 항상 사람보다 차가 먼저다. 예를 들어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나 인도가 없는 길가를 걸어갈 때 거의 대부분의 자동차가 사람이 있음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위협적으로 달려온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차의 눈치를 보고 피하게 된다. 또한 요즘에는 전기차가 많다 보니 인도가 없는 길가나 골목을 걸을 때 뒤에서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기척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고맙게도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빵! 하고 엄청나게 큰 경적을 울려줘서 구석으로 피하게 만들어준다. 이웃나라 일본은 빵 소리 한 번 듣기가 매우 어려우며, 그 외 유럽의 선진국들 역시 차가 언제나 사람을 양보하며 심지어는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차가 여유롭게 기다려준다.
한국인의 길거리 매너는 매우 아름답다. 공간이 좁은 인도를 걷다 보면 반드시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히기 때문에 몸을 돌리거나 옆으로 비켜가야 하는 게 상식이자 매너이지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코앞까지 와도 몸을 돌리거나 옆으로 비켜갈 생각을 안 하고 거진 종잇장 차이로 비켜가거나 어깨빵을 놓고 지나간다. 또한 2명 이상의 무리가 1열 횡대로 앞뒤사람 생각 없이 길거리 카테나치오(빗장 수비)를 하는 일도 빈번하며, 흡연보행은 아직까지도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 출처 : 인스타툰 '착해진 하루'
버스는 어떤가. 다른 사람이 앉기 불편하게 창가 쪽 자리는 비워놓고 바깥쪽에 앉는 사람이 태반이며, 가방을 굳이 뒤로 매서 다른 사람들이 지나다니기 불편하게 길을 막는 백팩족들이 언제나 상주한다. 이러한 구타유발자 백팩족은 주로 학생층인 10대 20대가 많은데 진짜 아무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니면 교육을 못 받은 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이기적인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지하철 예절은 혀를 내두르는 수준이다. 한국인들은 '내리는 사람이 먼저고 타는 사람이 나중'이라는 개념이 도통 머릿속에 인식이 안되나 보다. 사람이 내리든 말든 밀치고 들어가서 먼저 자리에 앉기 바쁘다. 아마 총으로 관자놀이를 겨누지 않는 이상 한국인들은 이 비매너를 절대 고치지 못할 것이다. 살펴보건대 지하철 똥매너를 가진 사람들 대부분이 중년이상의 어른들(특히나 아줌마나 할머니들이 많다)인 것으로 보아, 기성세대는 이러한 매너를 전혀 교육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집단주의와 단체주의가 빗어낸 수많은 문제들부터, 비교의식, 냄비근성, 외모지상주의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존재한다. 그 많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한국만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1순위 요소로 가족이나 건강이 아닌 물질적 풍요를 꼽았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한국이라는 사회가 어떤 곳인지 또 대다수의 한국인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관계와 인간보다 돈이 먼저인 사회가, 공공장소예절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가 선진국이라 불릴 자격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