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
이성과 감성
여기서 우리는 먼저 감성과 감정의 차이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감성과 감정이란 단어는 각종 매체에 그 쓰임새가 굉장히 유사하게 보여 언뜻 같아 보이지만, 비슷할 뿐 다른 개념이다.
감정이란 감성에 자극을 받아 일어난 화학적 반응이다. 즉, 감성이 먼저 있고 그러므로 감정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영단어로 보면 그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감성은 sensibility, 감정은 emotion이다. 감성은 느낌이고, 감정은 표현에 가깝다. 감성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 개인마다 그 차이가 생길 수 있고 굉장히 주관적인 반면, 감정은 동일한 대상에 대해 다수가 유사한 반응을 보이는 공통성이 있다. 따라서 감성은 명확한 표현이 존재하지 않지만, 감정은 기쁘다 화나다 슬프다 등 자신이 느낀 바를 표현할 수 있는 명확함이 존재한다. 쉽게 말해 감성이 나 자신을 향하고 있다면, 감정은 상대방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감성은 오롯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고, 감정은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표현에 가깝다. 자존감과 자존심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이성과 감성의 중용
"의학, 법, 비즈니스, 기술, 이런 것들도 숭고한 일이야. 그리고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해. 하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들은 우리를 살아있게 하는 것들이야."
①축구선수 크리스티아노 호날두는 유벤투스 시절 한국에서 치러진 친선 경기에서 노쇼 사태를 일으키며 한국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고 우리형에서 노쇼두로 팬덤이 급격히 실추되었다. 그러나 그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이자 노력형 천재라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없는 사실임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노쇼사태로 인해 축구선수로서의 그의 실력과 자격까지 폄하하게 되었다.
②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조선을 36년간 식민지배 통치하며 우리 민족에게 온갖 악행들을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역사왜곡 및 독도문제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아직까지 불편한 감정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인들은 일본의 제품과 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그들의 매체를 다양하게 소비하고 즐김과 동시에, 불매운동을 하거나 반일감정을 표현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위의 예시들처럼 우리는 감성에 매몰되어 이성적으로 인정해야 하는 부분까지 폄하하는 경향이 잦으며, 이러한 갈등은 작게는 호불호에서 크게는 사회문제나 정치, 이념갈등 등 다양한 문제로 번지곤 한다. 물론 반대로 조금의 감성이 없이 너무 이성적으로 행동해 인간적으로 질타를 받는 경우, 이성과 감성 중 무엇이 우선 되어야 하는지 굉장히 애매한 상황들도 있을 것이다. 결국 어떤 문제가 되었든 우리가 인생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딜레마들을 지혜롭게 다루기 위해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이성과 감성을 적절히 절충시켜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성을 일관성 있게 가져가되 최소 인간적 부분에서 이성과 감성의 줄타기를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