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보통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우리나라의 모 전직 대통령은 '보통사람'을 자칭했지만, 그런 의미에서의 보통 사람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사람, 중간의 위치에 있는 사람, 너무 잘 살지도 못 살지도 않는 사람, 튀지도 가려지지도 않는 사람,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잘 살아가는 사람, 함께 어울려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가장 행복해 보인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지금 청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아들은 말한다.
"대한민국에서 보통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아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살려면 좋은 직장도 있어야 하고 집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부모님 도움 없이 청년시절에 그런 기초 조건을 갖추기에는 대한민국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란다. 부모님에게서 집이라도 물려받거나 전세자금이라도 지원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보통사람으로 살아갈 수가 있단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3포 세대, 5포 세대라는 말이 일상 용어가 된 지금 보통사람의 삶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집 마련이 평생의 목표이지만 비싼 월세를 내고 살면서 돈을 모으기란 하늘의 별 따기란다.
열왕기상서를 쓰고 읽으면서 보니 지혜의 왕 솔로몬 시대에 이스라엘은 최고 수준의 나라가 되었다. 사람들이 평균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아주 부유한 삶을 살았다. 국내외적으로 나라의 위상이 높아지고 국력도 막강하고 나라도 평안하였다.
그런데 솔로몬 왕이 애굽 왕 바로의 딸과 혼인하면서 들여온 이방 우상을 시작으로 1,000여 명이나 되는 여인들이 가지고 온 우상들이 이스라엘에 점점 퍼져나갔다. 그 후 나라는 두 동강이 나고 북이스라엘과 남 유다에 다른 왕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면서 이스라엘은 점점 살아가는 일이 어려워졌다.
가장 최악의 상태는 악의 대명사인 아합 왕과 아내 이세벨 때에 찾아온다. 온 나라가 바알과 아세라 우상들로 쑥대밭이 되고 만다. 우상을 섬기는 산당마다 남창과 여창이 있어서 신앙의 이름으로 음행이 만연하였다. '풍요의 신이 성전에서 행해지는 남녀의 성행위를 보고 기뻐하면 비를 많이 내려서 풍년이 든다'는 잘못된 바알과 아세라 신앙은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렸다. 급기야 엘리야 선지자는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와 1:850명의 대결을 갈멜산에서 펼쳐 하나님 신앙이 이기지만 우상숭배는 끝나지 않았다. 결국 아합과 이세벨은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역사에 '악의 대명사'라는 이름을 남긴다.
우리는 잘 기억해야 한다. 자신이 한 행위로 기억된다는 점이다. 어떤 신앙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차라리 왕이 되지 말 걸 그랬네."
"차라리 대법관이 되지 말 걸 그랬네."
"차라리 ㅇㅇㅇ이 되지 말 걸 그랬네."
이런 평가를 받아서는 안된다. 그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잘 이루고 살아가던 사람이 권력에 눈이 멀어 최고 위정자가 되면서 벌씨 잘못된 길로 간 것이다. 나라의 최고 위정자가 되어가지고, 하찮은 우상에게 빌고 잘못된 판단을 하여 온 나라와 국민을 어려움에 빠뜨리고, 역사에서 듣도 보도 못한 악한 왕의 이름으로 기억될 것인가?
나는 현 정치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나의 삶에 만족을 느낀다. 그야말로 보통사람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이 있고, 가족이 있고, 의식주가 해결되고, 쓸 것 있고, 가보고 싶은 데 가볼 수 있고, 하고 싶은 건 어느 정도 할 수 있고, 건강하고, 취미가 있고, 그러면 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다지 욕심이 없기에 더 많이 이루려고 안달복달하지 않은 점도 괜찮다 여긴다.
많이 가진 자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도 권력도 많이 가지게 되면 그것을 사용하는데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그것이 모두에게 유익한가를 살펴봐야 한다. 보통사람으로 살면 모두의 거의 평균치에 가까운 삶이기에 이런 면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대선의 시기에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보통사람의 삶을 넘어 나라와 국민 모두의 삶을 책임지기로 결심한 사람이라고 본다. 그러하기에 보통사람으로 살고 싶은 유권자는 유능하고 실력 있는 훌륭한 일꾼을 뽑을 필요가 있다. 솔로몬 시대와 같은 부와 명예와 지혜가 새 대통령에게서 발휘되어 우리나라를 살리고 국민들을 보통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적어도 악의 대명사인 아합 시대는 전 정권으로 끝을 내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는 그런 날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