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과 관련된 모든 그림은 Google Nano Banana가 작성했고, 완벽하게 저의 과거를 환생시켜 주었습니다.
한국에서 추로스와 테킬라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멕시코를 연상하게 됩니다. 최근 한국의 오락 프로그램 '콩콩팡팡'에서 멕시코를 방문하며 추로스 전문 식당을 소개한 장면이 화제가 되었죠. 추로스의 달콤함에 감탄하는 출연진들을 보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추로스는 정말 멕시코 음식일까요? 그리고 테킬라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먼저 추로스의 기원을 살펴보면, 스페인에서 시작된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아침 식사로 추로스를 즐기며, 초콜릿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스페인의 전통적인 간식인 추로스는 이후 라틴아메리카로 전파되며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특히 멕시코에서는 추로스 안에 캐러멜이나 초콜릿 필링을 넣는 방식이 인기를 끌었죠. 멕시코 길거리에서는 달콤한 추로스가 흔히 판매되며, 이곳의 문화와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반면 테킬라는 명확하게 멕시코를 대표하는 술입니다. 테킬라는 블루 아가베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지며, 멕시코의 특정 지역에서만 생산될 수 있습니다. 이 술은 멕시코의 전통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멕시코의 상징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테킬라를 즐기는 방식도 다양합니다. 라임과 소금을 곁들여 마시는 전통적인 방법부터 칵테일로 변형된 스타일까지, 테킬라는 멕시코의 독창성을 담은 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추로스는 스페인에서 시작된 음식이지만, 멕시코에서 독특한 스타일로 발전하며 사랑받는 간식이 되었습니다. 테킬라는 멕시코의 전통과 문화를 담고 있는 술로, 그 자체로 멕시코를 대표합니다. 두 음식은 각기 다른 기원을 가지고 있지만, 멕시코에서 모두 사랑받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음식은 국경을 넘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문화입니다. 추로스와 테킬라를 즐기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음식은 단순히 맛있는 것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추로스와 테킬라가 멕시코에서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알게 된다면, 더 깊은 맛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30년 전, 칸쿤의 코발트빛 바다
1995년, 나는 출장으로 칸쿤을 방문했다. 호텔 창문을 열자 눈앞에 펼쳐진 코발트빛 바다는 지금도 눈을 감으면 선명하다. 조개껍질이 부서져 만들어진 하얀 모래는 발에 닿는 감촉마저 특별했다. 카리브해의 햇살은 뜨거웠고, 바람은 소금기를 머금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로 나가면 이야기가 달랐다. 멕시코시티로 이동하는 길, 차창 밖으로 스며드는 대기오염 냄새는 강렬했다. 30년 전 멕시코시티의 공기는 회색빛이었다. 그 속에서도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었고, 거리는 활기로 넘쳤다.
양고기 스테이크와 빈 기름통
자동차로 캔쿤의 거리를 지나다 우연히 들어간 작은 식당에서 양고기 스테이크를 먹었다. 숯불에 구운 고기에서 나는 향, 라임을 짜 넣은 살사 소스의 신맛, 따뜻한 또르띠야의 부드러움. 그 맛은 지금도 혀끝에 남아있다.
하지만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렌터카로 이동하던 중 기름이 떨어져 가는데 주유소가 보이지 않았다. 동료들과 나는 점점 초조해졌고, 계기판의 바늘은 무정하게 E를 향해 기울었다. 다행히 작은 마을에서 주유소를 발견했을 때의 안도감이란! 그때 마신 코카콜라 한 병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다.
신전의 가파른 계단과 한 장의 사진
칸쿤 출장 중 주말이라 자유로웠던 방문한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고대 마야 유적지 방문이었다. 치첸이트사의 피라미드 앞에 섰을 때, 나는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새삼 깨달았다. 하지만 그 경외감은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공포로 바뀌었다.
고소공포증 환자인 나에게 경사가 거의 45도에 가까운 계단은 가파르고 좁았다. 한 걸음 한 걸음 오를 때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정상에 올라 내려다본 풍경은 장관이었지만, 내려갈 생각을 하니 다시 다리에 힘이 풀렸다. 결국 거의 기어서 내려왔다.
그런데 신전 아래에서 만난 스페인 여행객들이 있었다. 미모의 스페인 여성 두 명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고, 나는 흔쾌히 응했다. 그리고는 "우리와 같이 사진을 한 장 찍어주실 수 있나요?"라고 했다. 그렇게 여자들과 같이 찍은 사진 한 장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집에 돌아와 사진을 현상했을 때(그때는 필름 카메라 시대였다), 아내는 그 사진을 보고 한마디 했다. "출장 가서 이런 사진을 찍고 다녀?" 나는 변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지금도 그 사진을 꺼내면 아내는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멕시코시티의 밤과 테킬라
출장 마지막 날 밤, 멕시코시티의 한 바에서 동료들과 테킬라를 마셨다. 카투사 시절 미군친구들이 제대를 한다고 파티를 열어주었는데, 손에 침을 발라, 그 위에 소금을 뿌리고, 다시 그 소금을 핥고, 테킬라를 원샷하고, 라임을 깨무는 그 의식은 신기했다.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테킬라의 열기, 라임의 신맛이 그 열기를 식혀주는 느낌.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와 웃음. 그런데 그것은 미국식이었다. 멕시코는 그냥 원샸~~.
우리는 그날 밤 일에 대해, 인생에 대해, 가족에 대해 이야기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날 함께 했던 동료들은 모두 흩어졌다. 어떤 이는 은퇴했고, 어떤 이는 다른 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날 밤의 테킬라 맛과 대화는 여전히 내 안에 살아있다.
30년이라는 지나간 시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한다. 30년 전의 추억을 지금 쓰는 것이 너무 늦은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30년이라는 시간이 있었기에 그 기억들이 더 소중해진 것 같다. 시간은 불필요한 것들을 걸러내고, 진짜 중요한 순간들만 남긴다.
코발트빛 바다, 조개껍질 모래, 대기오염 냄새, 양고기 스테이크, 빈 기름통의 공포, 가파른 신전 계단, 스페인 여성들과의 사진, 아내의 핀잔, 그리고 테킬라의 열기.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내 인생의 한 챕터를 이룬다.
추로스가 스페인에서 왔든 멕시코 것이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중요한 건 그 순간 그것을 먹으며 느낀 행복이다. 테킬라가 순수 멕시코 술이라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술을 마시며 나눈 대화와 웃음이다.
문화는 국경을 넘나들며 섞이고 변화한다. 사람의 기억도 마찬가지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 기억 속 칸쿤은 실제보다 더 아름다워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떤가. 그 아름다운 기억이 지금의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는데.
다음에 추로스를 먹을 때면 30년 전 멕시코시티의 거리를 떠올릴 것이다. 테킬라를 마실 때면 그날 밤의 대화가 생각날 것이다. 그리고 미소 지을 것이다. 30년이 지났지만, 그 순간들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오늘도 나는 추로스와 테킬라를 즐기며, 칸쿤의 파랑 바다로 떠나는 상상의 여행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