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P 2023 참여 작가 소개: 혜진장댄스
PLATFORM-L LIVE ARTS PROGRAM 2023
혜진장댄스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Slow Carnival World)》 리허설 전경 ©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Q1.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He Jin Jang Dance는 안무가를 주축으로 여러 예술가가 함께 관점을 나누며 몸-춤-안무에 대한 아티스틱 리서치를 실천하는 그룹입니다. 이때, 안무와 춤은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뿐 아니라, ‘사회적 안무’ 그리고 심상과 사변에서 일어나는 ‘적재적소의 것’을 말합니다. He Jin Jang Dance는 2008년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데뷔했고, 2015년 한국으로 귀국해서는 집단 애도(collective grief)가 일어나는 ‘흐르는 공간으로서의 공연’을 이끌며 관계형 라이브아트를 기획해 왔습니다.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Slow Carnival World)》 리허설 전경 ©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Q2. 이번 작업에서, 동의보감에 소개된 ‘은형법’(투명인간이 되는 법) 레시피를 응용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투명인간이 된다고 가정하고 멀티센소리(multisensory) 환경 안에서 파티를 연다는 기획 구성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투명인간’, ‘춤’이라는 작품의 주요 개념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해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과 함께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A. ‘투명인간’이 집단 속 개인을 보다 다공적 존재로 위치시키는 상상의 도구라면, ‘춤’은 개인의 몸에서 다른 몸으로 전이되고 증여되는 매체입니다. 이번 작업에서 ‘투명인간’이라는 개념은 허준의 『동의보감』에 등장하는 ‘은형법(隱形法)’에서 말하는 ‘몸을 감추는 법’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또한, 은형법은 신체적 취약함에 의해 헛것이 보이는 상태에 대한 대비책으로 ‘헛것에서부터 몸을 숨기는 법’이라고 해석되기도 합니다. 헛것이 보이고, 그것에서부터 숨기려 하는 몸이 모였을 때의 발생하는 공동체가 원시적 춤의 공동체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상정하며 작업을 풀어나가는 중입니다. 투명인간의 유보된 춤을 상상하는 헛것의 공동체를 그려봅니다.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Slow Carnival World)》 리허설 전경 ©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Q3. 여러 주체가 함께하는 협업인 만큼, 결과물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에 많은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모여 협업하는 일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잭 핼버스탐이 협업은 죽음과 낑낑 허우적거리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생각이 나네요. 한 사람이 어디서 시작하고 다른 사람이 어디서 끝나는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했었죠. 그러한 의미에서 협업은 아주 힘듭니다(웃음).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많은 결정이 유보되죠. 외에 특이점이 있다면, 잭 핼버스탐의 이야기와도 같이 사실 협업 자체가 일종의 ‘집단 실패’ 혹은 ‘집안 애도’의 행위와 닮았다는 거예요. 작업이 가지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질문은 결국 관개채성(transindividuality)에 대한 사유를 만나기 때문에, 상호의존의 상황에 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개인성이 종말 될 수 있는 상황에 박동하는 자신을 밀어 넣는 것이죠.
Q4.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의 위치가 중요한데, 이 공연을 통해 관객이 얻어가길 바라는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A. ‘유보된 춤’이라는 것이 여기서는 중요한 개념이에요. 마치 600년 전 은형법에 이제 화답하는 이 공연처럼, 관객의 반응도 충분히 유보되어 일어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연되어 발생하는 차이가 궁금해요. 관객이 즉각적으로 참여하거나 개입하지 않아도, 이미 안무는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가는 길, 혹은 그다음 날 어떠한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고, 한 600년 후 미래 세대에서의 화답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Slow Carnival World)》 리허설 전경 ©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Q5.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캐나다 안무가 2명, 하이디 스트라우스와 마리 프랑스 포시에르와의 협업이 다음 프로젝트입니다. 또 협업이네요(웃음). 올해 하반기 ‘신경 다양성 공동체’에 대한 리서치를 시작으로 영국 리버풀 존 무어 대학교, 캐나다 토론토 씨타델 극장, 그리고 캘거리 대학교에서의 국제 레지던시가 계획 중에 있습니다. 이 작업을 발전시켜 2024년에는 캐나다의 ⟨Summer works Festival⟩과 ⟨Fluid Festival⟩에서의 투어 공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느리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Slow Carnival World)》 리허설 전경 ©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Slow Carnival World)》 리허설 전경 © Platform-L Contemporary Art Center혜진장댄스 He Jin Jang Dance
공연
《투명인간이 되든, 춤을 추든(Slow Carnival World)》
2023.08.11(금)
15:00-16:00 공연 (COMMON RITUAL)
16:00-18:00 흐르는 액션
18:00-19:00 공연 (COMMON RITUAL)
2023.08.12(토)
12:00-13:00 공연 (COMMON RITUAL)
13:00-15:00 흐르는 액션
15:00-16:00 공연 (COMMON RITUAL)
16:00-18:00 흐르는 액션
18:00-19:00 공연 (COMMON RITUAL)
* 공식 예매 공연에는 공동의 약속으로 운영되는 퍼포먼스가 진행됩니다. 공연과 공연 사이에는 연결짓는 또 하나의 액션이 퍼포머에 의해 새어나옵니다. 티켓을 예매한 관객은 배정된 시간보다 일찍 오거나 늦게 머무르며 자유롭게 공연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라이브(B2)
PLAP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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