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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센티 Jul 12. 2022

한 뼘 동화 8

마시멜로 인형

소윤이의 마시멜로 인형은 엄청 커졌어요. 점점 더 커지다 소윤이의 키만큼 커지더니 빵!


소윤이가 마시멜로 인형을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였어요. 첫 용돈을 받고 학교 앞 문구점에 갔죠.

그때 소윤이의 눈에 마시멜로 인형이 들어왔어요. 인형의 가슴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걱정을 먹는 달콤한 마시멜로'

하얗고 통통한 인형은 소윤이의 손바닥만 했어요.

소윤이는 첫 용돈으로 이 인형을 샀어요. 그리고 자신의 책상에 인형을 두었지요.


"연지가 나랑 친구 안 한데. 흑, 속상해."

소윤이가 이렇게 말하자 인형의 배가 불룩해졌어요.

그러자 거짓말처럼 속상한 마음이 사라졌어요.

"그래! 다른 친구 사귀면 되지!"


그날부터 소윤이는 걱정이 생기면 마시멜로 인형에게 털어놓았어요.

"숙제가 어려운데 어떻게 하지?"

"엄마가 너무 잔소리해."

"학원에 가기 싫어!"

"찬성이가 날 너무 놀려."

"내일 소풍 가는데 비가 오면 어쩌지?"

그때마다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해졌어요.


마시멜로 인형은 날로 커졌어요. 손바닥만 한 인형이 팔뚝만 해지고 팔뚝만 한 인형이 소윤이의 허리까지 닿았지요.

 어느 날, 소윤이는 집에 와서 마시멜로 인형에게 걱정을 털어놓았어요.

"리코더  시험이 있어. 그런데 난 리코더가 너무 싫거든. 시험 이 없었으면 좋겠어."

소윤이는 곧바로 말을 이었어요.

"엄마가 수학 과외를 하래. 맨날 돈 없다 하면서. 차라리 그 돈을 나 주지. 새로 나온 스마트폰 사게."

"그리고 연우가 나한테 뭐라고 했는 줄 알아?"

마시멜로 인형이 소윤이의 걱정을 먹고 점점 커졌어요.

점점 더, 점점 더 커지다 소윤이의 키만큼 커지더니

"펑!"

소리와 함께 터져버렸어요!

방은 온통 마시멜로로 뒤범벅되었지요.

소윤이는 한동한 멍하니 방을 바라보았어요.

"어휴, 이방은 어떻게 치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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