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시인 이야기 4
칼은 한참을
어두운 눈빛에 머물고
무거운 침묵에 매달려
노려보고 있었다.
한 치 마음은 주저하며
칼자루를 쥐었지만
세 치 혀는 서슴지 않고
칼을 부린다.
사슬 풀린 칼은
불빛에 이끌린 날것처럼
번뜩이며 낭자하고
어지러운 춤을 춘다
피는
붉은 바람이 되어
내게로 분다.
검은 물결이 되어
네게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