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인생운동(배드민턴)을 만나다
라켓아재단 결성을 위한 첫걸음
지인에게 민턴 라켓선물을 받고 나선 곧장 민턴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전화 걸었다.
"너 민턴 배운 지 얼마나 되었지?"
"(친구) 어 난 9개월쯤 되었지 왜 시작하게?"
"라켓을 주셨는데 레슨부터 해야 하지? 운동이라면 자신 있지만 시작은 분명 쉽지 않을 거 같은데~"
"(친구) 그렇지 1년 이상은 레슨 받아야 하는데 3개월 우선 시작해 봐~"
"그래 알겠어 등록하고 연락할게"
집 가까운 곳에 시설 좋은 배드민턴 코트를 알아보던 중 알맞은 곳을 발견 후배와 함께 민턴 레슨을 등록했다.
첫날 기대반 긴장반 자신감반..
코치님과 레슨을 시작한 지 1분 만에 어느덧 내 다리와 팔은 털려 있었다. (너덜너덜)
거친 호흡을 몰아쉬며 더 이상 셔틀콕이 날아와도 움직일 수 없었다.
짧고 쉬운 콕이 와도 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내가 알던 민턴은 이렇지 않은데...
민턴이 이렇게 힘들고 빠르며 거친 운동이었나..
그날 저녁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친구는 나에게 묵직한 한마디로 정리해 주었다.
"민턴은 다들 잘 친다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잘 이해하며 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배우면 배울수록 어렵고 재밌는 운동인 거 같다"라고...
"3개월은 버터라 그리고 최소 100게임을 쳐봐야 한다.
너의 성장을 응원한다"라고 해주었다.
친구 녀석 기특하기도 하지 이런 과정을 견디면서 9개월째 레슨과 운동을 지속하고 있다니 대단하네..
무엇인가 꾸준히 한다는 것의 위대함을 생각해 본다.
나에게는 독서가 그렇다. (텐북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 민턴이 그러할 듯싶다
쉽게 생각했지만 배울수록 어려운 운동이고 친숙하지만 정말 빠른 운동이다.
동호회나 체육관 생활이 초심에게 너그러운 편이 아니다. (함께 시작할 친구가 없다면 더더욱 어렵다) 극단적인 E의 성격이면 뭐든 어렵겠는가.. 하고 시작했으나..
i 든 E 든 우린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기 어렵다.
레슨이 있으니 그래도 열심히 인사하고 친해지자..
그래 오늘도 나가보자 해야 한다.
이렇게 매일매일이 쌓이면.. 나도 누군가에게는 한번 처달라고 할 만한 사람이 되어 있겠지.. ㅎ
체육관에서 내 모습은
한쪽 모서리 부근 자리를 차지하고 눈인사하며 몸을 풀고
"저 혼자 왔으니 같이 쳐주세요" 하는 강렬하면서 애처로운 눈빛을 머금는다.
아는 얼굴이 오면 세상 반갑게 인사하며 난타(경기시작 전 몸 풀 때 치는 가벼운 랠리)를 처달라고 하거나
같이 게임파트너를 부탁해보기도 한다. (정말 처음엔 말이 안 떨어진다.. 우린 낯선 사람 앞에선 누구나 소심하다)
실력이 뛰어나면 우리 같은 초심에게는 다 형이고 누나다. ㅎㅎ(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ㅎ)
따뜻하게 말 걸어주고 게임도 함께 해주시는 높은 급수의 회원분을 보면 감사하다.
<<배드민턴 급수>>
처음 시작하면 초심(E)급으로 분류된다. 기간과 경력은 따로 상관없고 전국대회나 지역대회에서 E조(초심) 연령별 20대, 30대, 40대 등으로 참가해 우승을 하면 D조가 되는 거다.
그리고 한번 D조가 되면 더 이상 초심급으로는 대회 참가가 안되며 D조로 출전하면 된다.
이렇게 매년 전국대회와 지역별 대회를 거치면서 결승(승급) 전을 통과하면 상위 급수로 가는 방식이다.
코로나로 인해 대회개최가 쉽지 않았던 터라 현재 고인 물 초심(D조 이상의 실력을 가지신)이 많다는 소식이 있다.
다들 민턴 초보였을 시기가 있는 거라..
초보의 마음 아는 거다. 버티는 자의 마음을...
그렇게 버티고 또 버틴다.
그렇게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을 지나..
열심히 또 버텨가며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함께해 주는 민턴 형님(실제론 대부분 동생)들께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ㅎㅎ
우리는 늘 초보였다 인생에 초보였고 삶에 초보였다
아빠도 처음이고 누군가의 아들도 처음이었다.
첫걸음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얘기가 있다면... 아마도
혼자 오셨어요? 난타 치실래요? 같이 게임하실래요? 이런 말이다 ㅎ나도 실력자가 되면 그 눈빛을 외면하지 않으리라.. 다짐해 본다
즐기면서 여유 있는 민턴게임을 해보고 싶다 ㅎ
언젠가 그리되겠지 욕심내보면서
건강한 민턴생활 아끼며 이어가 볼 생각이다
슬슬 장비욕심이 나는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