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함부로 빌었다가 후회해본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전형적인 '게으른 완벽주의자'로 성공할 것 같지 않으면 애초에 도전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거나 나중으로 미루려고하는 고약한 습성이 있습니다.
취준생으로 2년 가량 여러 회사에 원서를 지원하던 어느 날, 당장 필기시험이 코 앞으로 닥쳤고 저는 아직 준비되지 않아보였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에라, 세상이 멈췄으면 좋겠다.'라고 소원을 빌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어라라..?
정말로 세상이 멈췄습니다. 딱 그 필기시험이 있던 주에 코로나가 한국에 상륙했고, 사상 처음으로 필기시험은 잠정 연기되어서 언제 시험을 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전례없던 팬데믹에 다른 회사들도 줄줄이 채용을 미루기 시작했고 심지어 어떤 수험생은 코로나 확진자와 함께 고사실에서 시험을 치루었다가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한동안 입사 지원도 못하게 되는 상황도 속출하였습니다. 말그대로 당시 취업시장은 혼돈 그자체였습니다!
사실 취준이 문제가 아니라 가족, 주변 친구들, 이웃의 생명과 건강이 더욱 위협받고 걱정되는 아주 불안한 이 상황이 닥친 것이 저는 괜히 제 탓인것만 같아, 철없는 소원을 빈 것이 아주 후회스러웠습니다.
우리는 가끔 상황이나 특성의 단편만 보고 그 것을 이루고자 소망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로또에 당첨되면 급격한 도파민 샤워에 심각한 우울증을 겪을 수도 있고, 사회적 성공만을 좇다 보면 나의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밖에 없는 것처럼요.
주어진 상황에서 내 몫의 최선을 다하는 것. 그릇 밖의 소원을 함부로 빌지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