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사람을 통과해 사람으로 넘어간다
시간의 값어치는 이미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하고 있는 일들로 인해, 바라는 것들로 인해.
일을 하면 할수록, 시간을 사용할수록 존재가 흐려져간다. 분명히 무언가를 비추고 있지만 아무리 닦아도 선명해지지 않는 거울처럼 몸도 마음도, 가족에 대한 사랑도 흐려져간다. 사람은 결국 자신이 보려고 한 것밖에 보지 못한다. 시간이 아무리 해결해 준다고 해도 내가 보려고 하지 않은 것까지 해결해주지 않는다.
무엇이 사람의 시간을 가로막고 있는가. 의무인가 욕심인가. 어떻게 해야 시간을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원래 내 것 이어야 했던 그 삶이라는 것은 내 손에 들어오는가.
애초에 삶이란 왜 이렇게 불안정하게 시작되는 것일까. 사람은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것을 내던진 것인가? 아니면 분명히 뺏긴 적이 있었던가.
아니다. 모두가 분명히 처음은 받는 것으로 시작했다. 생명이 태어난다는 기쁨, 감사함, 사랑을 주고받는 일.
행복해야 하는 사람이 나라면, 불행의 권리도 나의 몫일터. 나는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어떤 시간을 누리고 어떤 시간을 내어 줄 것인가? 더 늦기 전에 그것을 정해야 한다.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인간의 시간은 다양한 형태로 타인에게 전달된다. 비록 어떤 사람의 삶을 공감할 수 없어도, 그가 만든 무언가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그를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단지 그가 본 것이 느껴질 뿐이다. 늘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시간이 누군가에게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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