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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아빠 Aug 02. 2021

테라스의 닭둘기.

비둘기쫓아내려다 집에 불낸 사연

얼마 전까지 살던 집은 음... 나름 새 아파트다. 지은 지 8년째였으니.

발코니에 에어컨 실외기 공간도 있고,

오디오 단자로 매립되어 있고.

주방에 TV도 있다.


지은 지 40년 된 아파트 살다 오니, 이렇게 좋을 수가...  배관 터져서 물 벼락 맞을 일 없으니,  두 다리 쭉 펴고 잔다.  


푸드득, 푸더덕..  구구구구  우구구구우우우웅구구구 


이게 먼소리 ?  하..이넘들,  에어컨 실외기 공간에 둥지 를 틀었다.  아에 살림을 차린거네.

이름만 듣던 닭둘기.  뿌지직... 응가도 실컷 해놓고,  아들손자 며늘이 다 모여 살림을 차렸다.


음.... 머가 좋을까, 일단 물을 뿌려 본다.  아래집에서 항의 인터폰이 들어 오네. 이론..


검색. 검색.  끈끈이가 있다고 한다.  이틀만에 받아서 끈끈이를 덕지 덕지 발라 본다.  어라?  이녀석들이 끈끈이 를 밟고 돌아 다녀서 발코니뿐 아니라 에어컨 실외기,  난간 이 완전 난리다.


하... 이넘들... 절치 부심끝에 특단의 조치. 불.

재활용품 버리려고 모아 놓은 바구니에 있던, 부탄가스통. 그렇쥐..


한손에 라이터를 들고, 새 부탄 가스를 들고 내 이넘들 비둘기 구이를 만드리라.


취이익 휘리릭~~ 푸화아앙~~~~


에어콘에 실외기에 불이 붙었다.  119가 떳다.  난 다른 집에 불난 줄 알았다. 근데 우리집으로 그 뉴스에서나 보던 그분들이 오신거다.  


집에 불 안나기를 다행이라고,  방화는 아니고 실화니, 조서만 쓰러 나오시라고. 이론... 닭둘기들아.


아... 그냥 불난 뻔한 집에서 닭둘기들아 같이 살자 꾸나. 밤에만 조용히 해다오.  


다음엔 기냥 가스 토치로 구워 버릴테다.  가스토치 살때까지만 조용히 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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