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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옆집언니 Nov 11. 2023

사랑밖에 난 몰라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내가 말하는 '사랑'은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내가 아는 누군가는 사람을 '인간'이라 표현했다. '인간'이라는 단어에서 그가 살아온 세월 동안 사람으로부터 느낀 환멸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곁에서 끝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나를 보면서 그는'순수하다'라는 말로 은근슬쩍 내 철없음을 꼬집어주기도 했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어쩌면 나에게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더 간절한 바람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지난 시간 동안 여러 고난들 속에서 사람들로부터 도망쳐왔다. 온갖 핑계로 도망치기도 했고, 숨어버리기도 했다. 내가 상처받기 전에 피해버리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더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게 되었다. 상처받을 것을 생각하며 타인을 바라보니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보였다. 그렇게 귀하고 소중한 인연들을 많이 잃어버렸다. 


 그래서 결심하게 되었다.


지금부터는 도망치지 말자!! 숨지 말자!!

사람이 주는 상처를 잘 소화하는 사람으로 살아보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은 살면서 가장 커다란 문제와 마주치고,
다른 사람에게 가장 커다란 피해를 끼치는 사람들이다.
 [삶의 의미] 알프레드 아들러



 23년 동안 나를 지켜본 친구가 있다.

얼마 전 그 친구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이렇게 오지랖 넓은지 몰랐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오지랖이란 단어가 내 안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되지 않았다. (실제로 오지랖이란 단어의 뜻이 가히 좋지는 않다) 나만 알던 내가 이제서야 주변에 관심을 두는 것에 대한 의아함이 느껴졌고 관심의 방법이 잘못됐음을 지적해 주는 것 같았으며 사람을 대하는 나의 어리숙함이 들통난 것 같아 부끄러웠다. 


 내가 진정 타인을 배려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 타인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칭찬과 인정을 받기 위함이었고 스스로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다. 모두 나의 만족이었으니 타인에게는 폭력이었다.

그것을 알고 난 뒤 나에게는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미안함과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잘못된 방식임을 알게 되었지만 제대로 된 방법은 도통 떠오르지 않았다.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할 때이다!!



몸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자라지만 영혼은 잠깐 사이에 훌쩍 성장하는 법이다. 단 한 시간 만에 모든 것을 갖춘 어른이 될 수도 있다.
[빨간 머리 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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