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계속 시도하는 이유
언젠가 이런 문장을 본 적이 있다.
'싫어하는 것을 싫어할 시간에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자'
이 문장은 내가 가진 스스로의 사명이 되었다.
먹고사니즘만 챙기기에도 바쁜 우리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며 살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스스로에 대한 어지간한 확신이 서지 않는 이상 우리의 진로는 일반적이라고 여겨지는 로드맵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 그게 곧 안전한 길이라 여겨지기 때문.
나 또한 그랬다.
대학교를 입학하고, 졸업하고, 취준생을 거쳐 취업을 해야 했다.
취업의 문은 좁고도 좁아서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할 여유조차 허락되지 못했다. 아니, 좋아하는 것들은 일단 저 나중으로 밀어두고 기약 없는 언젠가의 꿈처럼 여겼었다.
그저 수많은 채용 공고들 일정에 맞춰 써놓은 자소서를 짜깁기해 지원하고, 합격 문자를 보내준 곳으로 면접을 보러 다니며 몇 차례 쓴 고배를 마시다가 최종 합격시켜 주는 그 한 곳을 들어가는, 그 잔인하고도 일반적인 절차를 밟아야만 했다.
그렇게 들어간 곳이 적성에 맞으면 행운이겠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그러지 못했다. 이미 입사 지원을 하는 그 순간부터 마음속 깊은 나는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어떡해,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문에서 내가 가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는걸.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을 견디며 하는 건 오래가지 못한다. 특히 나처럼 진득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했던가. 그토록 원했던 취업인데 퇴사를 결심할 땐 당시의 간절함이 하나도 생각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며 살고 싶다."
퇴사 후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기로 했다. 정해진 길을 선택한 결과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닫자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첫 직장 퇴사 후 케케 묵혀있던 블로그를 꺼냈다.
먼지를 털고, 글을 올렸다. 다시 글을 기록하며 막연하게 가려진 나의 꿈을 찾아다녔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 위해 내가 시도할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하며 기록해 나갔다.
- 의류 사입, 블로그 마켓, 스마트 스토어
- 여행과 일상 기록 블로그
- 콘텐츠 마케터 재취업 (이것이야말로 적성에 맞는 일이었다)
- 프리랜서 (동영상 편집, 블로그 관리 대행)
- 인하우스 마케터
- 블로그 마케팅 콘텐츠와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 도전기 기록 블로그
- 블로그 강의와 컨설팅, 전자책 판매
약 3년 동안의 시도와 성과들이다. 이 중에는 크고 작은 실패도 성공도 모두 있다.
중요한 건 성공/실패 여부가 아니라 시도를 통해 얼마나 나를 발견했느냐이다. 얼마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고자 노력했느냐이다. 얼마나 생각만 하던 것들을 행동으로 옮겼느냐이다.
안전하다고 생각되었던 길을 벗어나자 새롭게 보이는 다양한 샛길들을 탐험하는 요즘이 좋다.
좋아하는 것들을 온전히 좋아하며 살기 위해 일 벌이기를 모색하는 요즘이 좋다.
이따금 마음속 한 켠에서 울컥울컥 올라오는 이 감동스러운 열정이 좋다.
좋아하는 게 많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시도하며 홀로서는 이야기.
아직 나는 시작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