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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녹 Jan 17. 2022

'도전'이 아닌 '시도'라 하는 이유

나를 한 문장으로 소개하는 것은 어렵다. 

회사에서는 마케터로, 콘텐츠 에디터로 두 가지가 적당히 섞인 일을 한다. 회사 밖에서는 주로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쓴다. 무언가 직업적 정체성을 이야기해야 한다면 '글 쓰는 마케터, 콘텐츠 창작자' 정도로 요약하기로 했다.


이 경계 모호한 나의 일들을 소개해야 할 때면 나는 종종 '시도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을 소개하는데, 아직까진 이 말이 나를 잘 나타내는 수식 같다.

브런치 매거진과 블로그 카테고리에는 '시도의 기록들'이라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내가 시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다.


'시도'라는 단어를 적기까지 심심한 고민을 했다. 지금 내가 던지고 있는 이 피보팅 활동들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온라인에 글을 쓰고, 강의도 해보고, 모임도 만들어보고,... 그리고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들의 해봄과 그것의 기록.


도전?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였다. 으레 새로운 영역에 진입하는 행위를 우리는 '도전한다'고 말한다. 나를 도전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기엔, 뭔가 내 텐션보다 aggressive 한 느낌이었다. 난 도전적인 사람일까 생각해봤을 때, 도전이라는 단어가 갖고 있는 진취적이고 용감한 느낌과 크게 어울리는 느낌이 아니었다.

(MBIT 노답 3형제라고 불리는 INFP 인간인 나에게 도전은 너무 도전적이야..)


시도?

도전적으로 쟁취하기보다는 슬며시 행해보는 것. 이것도 시도해보고, 저것도 시도해보면서 생각을 행동으로 한 번 옮겨보는 것. 게다가 어감 또한 부드러웠다. 딱 부담스럽지 않게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내가 도전을 하는 사람이든 시도를 하는 사람이든 크게 내 정체성이 흔들리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의 단어들 사이를 재보고, 나와 좀 더 가까운 간극의 단어를 골랐다는 게 내심 즐겁다.


그래서 이 글도 남기는 거다.

나는 시도하는 사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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