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를 물어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쩍 주변에서 찾는 일이 많아졌어요. 불과 몇 개월전까지만 해도, 하루하루가 꼭꼭 씹어 삼키기 어려운 모래알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때는 일도 일상도 연애도 관계도 모든게 고장난 기계 같았죠. 누군가를 탓할 수도 없고, 세상 탓을 할 수도 없었고요. 사실 모든 일의 근원은 제 자신에게 있으니까요. 제 아무리 바꿀 수 없는 외부환경 변수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강하게 날아오는 칼날의 방향을 빗겨가도록 틀 수도 있는거니까요. 그런데, 과거의 저는 그런 지혜가 없었어요. 지금도 매일 조금씩 배우고 있는 중이지만, 이 지혜라는게 결코 쉽게 얻어지는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
"지혜로운 사람이 되자."
늘 반복스레 되뇌이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자신을 보며 한심한 눈으로 거울을 볼 때가 많아요. 왜 이렇게 스스로를 불만족스레 바라보는 걸까요? 도대체 어떤 욕망의 근원으로부턴 시작된 불편한 마음일까요. 사실,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어요. 마치, 데이트 장소에서 신나게 대화나누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치아 사이에 새빨간 고춧가루가 끼어있는 것을 발견한 것처럼 자신의 불편한 모습을 마주하는건 늘 어렵잖아요. 그냥 모른채 하고 싶죠. 이건 지혜가 아니라, 되려 스스로 멍청해지기를 택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늘 그런 마음이 불쑥불쑥 찾아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요. 요즘 제 삶은 굉장히 큰 변화를 맞고 있거든요. 아니, 명확하게 말하자면 제가 변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어요. 직장을 다닐 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굉장히 협소했거든요? 사업을 시작하고 나니, 세상이 확실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관계, 심리,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고, 그것이 가끔은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기도 합니다. 사물도 예전과는 다르게 보여요. 하.. 이걸 설명하자면 정말 하루 밤새 이야기해도 모자랄 것 같은데요, 이 이야기는 하나씩 천천히 풀어보겠습니다.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일부터 앞으로 하게 될 일 그리고 지금 마음은 어떤지 말이죠.
이렇게 기쁜 오늘을 맞이하고 있지만서도, 마음은 늘 불안합니다. 불안은 이제 싸워야할 대상이 아닌, 함께 걸어가야할 밉고도 고마운 친구가 되어버렸다고 해야할까요? 사실, 고마운 건 좀 덜해... (나중가보면 또 고맙다고 할지도..) 아무튼, 저는 요즘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