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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호 Aug 26. 2021

관종 가을

내 몸은 기똥차게 가을을 알아차린다

자고 일어나면 콧 속의 건조함이 느껴진다


내 맘은 유별나게 가을을 맞이한다

모든 게 서글프고 센티하고 유난이다


지나가다 마른 잎을 밟고 바사삭 대면

괜히 미안하다


나무로 통칭해서 보이던 애들이

잎 색이 변하고 떨어지고 밟히면서

나 여기 있다고 외쳐댄다


아주 그냥 관종이다

제자리에서 옷을 갈아입고

말라비틀어져

바람에 날아서

바닥에 떨어지고

밟히면 바사삭

또 내버려둘 수 있나 부지런히 치워줘야지


알겠어 알겠다고


가을 너 온 거 알겠어


유난스러운 가을인데

유난스레 맞이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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