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기 싫어요. 해야지, 네가 1인 기업 사장인데.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웃긴 짤방이 있다.
요즘 이 상황을 겪고 있는 중이다.
- 일 하기 싫어요
- 그래도 해야지, 네가 1인 기업 사장인데
1인 기업의 사장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는 책임이라는 게 무엇인지를 배우고 있다. 내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이 일을 해줄 수가 없고 변하는 게 없는 채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그 안에 정말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이 들어가 있으며,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싫은 일도 겪어내고 해야 한다. 지금 온라인 판매를 하면서 내가 상품을 기획하고, 소싱하는 일들은 나와 잘 맞고 재미있다. 하지만 c.s는 완전 적응은 못한 상태이며, 분석과 광고는 너무 나도 어렵고 하기가 싫다.
만약 내가 1인 기업의 사장이 아니라면, 누군가에게 업무를 배정해줄 수도 있으며, 아니면 나의 담당인 일만 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다 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업무를 배정한다면 그 누군가는 바로 나일 것이며, 내 담당인 일은 이 사업의 모든 일이다. 이런 사실은 오히려 나를 더 열심히 하게 만들고 변명할 수 없도록 만들어준다. 조금이라도 내가 안 할 수 있는 구멍이 있고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열심히 짱구를 굴려가면서 그렇게 했을 것이다. 온전히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일 앞에서는 그런 구멍이란 없다. 그냥 받아들이고 하루 빨리 그 일을 처리하는 것이 내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어색하기만 했던 cs 처리는 이전보다는 빠르게 적응하여 문자 뿐만 아니라 전화도 나름 잘 안내하고 있다. (콜포비아가 있다면 강제로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고객들이 마음이 상하지 않으면서 나의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적절한 표현 방법에 대해서 익히게 되었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식으로 프로세스를 안내하고 이끌어가는 지도 구조를 짤 수 있었다.
분석과 광고는 계속 테스트를 하고 변경을 하고 강의를 듣는다. 매출 기록도 귀찮아하지만 매번 하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고, 내 행동에 따른 매출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크몽에 25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서 엑셀 파일도 만들었다. 광고는 아직도 어렵지만 계속 바꿔가면서 흐름을 보고 있고, 강의를 찾아다니고 경쟁사를 파악하고 있다.
원래 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일을 해야함에 괴로워하는 시간 90%로 이루어지지 않았는가? 하지만 내가 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에게 꽤 많은 행동을 이끌어냈다. 괴로워하는 시간은 내가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끝없이 흘러갈 것이니 한번 고통을 감내하고 끝내는 것이 나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평온함을 주는 일이다.
선생님이 그 학급을 담당하는 교육자로서 책임이 있다면, 나는 내 상품과 고객을 위한 사장으로서 책임이 있다.
선생님이 학교가 가기 싫다고 해서 그 날 수업을 빠지고 아이들을 케어하지 않는 일은 없다. 그래서 나도 내가 일을 하기 싫다고 해서 그 날 업무를 안 하고 상품도 내버려두고 고객들도 내버려둘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나의 책임을 확고히 하면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회사에서 자꾸 주인의식을 가져라고 했던건지 아주 약간은~ 이해가 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