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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핑크솔트 Oct 22. 2023

에필로그

끝나지 않는 이야기

폭풍처럼 지나간 1년


정말 폭풍 같던 1년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짧게 느껴진 1년은 근래에는 없었다.

살면서 이렇게 스펙터클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먼저는 너무 열정이 넘쳐 직장 내 따돌림을 당하면서 시작되었다.

지나가보니 따돌리던 선생님들은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모두 나가서 없다.

이런저런 문제들을 일으키고 나가셨다.

결국 수덕이던 무리들은 없어졌다.


그리고 도전적 행위를 하는 발달장애인을 만난 나는 정말 힘들었다.

생으로 욕을 먹고, 생으로 성희롱을 당해도 어쩔 수 없는 이상한 공간에 취업했다고 생각했다

그들을 정말 이해하려 하면 할 수 록 어려웠다.

발달장애인은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천사라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이 없어지는 것은 가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도 인간이기에 성욕이 있고 그래서 만지고 싶다.

그렇지만 제어능력이 결여되었기에 그냥 만지고 만다.

그럼 장애인이기 때문에 용서받는다. 

어떠한 죄책감도 없고 미안함도 없다. 

본인중심의 사고방식이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일단 잘 피하는 법을 배워던 일 년이었던 것 같다.

동물적 감각으로 만지려 하면 피하고 단호하게 말해서 더 이상 못하게 하는 것을 배운 것 같다.


그리고 인지기능이 경계성에 있고 젊었던 20대 MZ 우리 반 이용인들은 끌어주면 성장하였다.

성장하는 이용인들을 볼 때면 부모심정이 되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런저런 수업도 준비하여 경험하게 해 주었다.


그중하나는 그림책 수업인데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따라 그리고  따라 쓰는 작업을 하였다. 1년 동안 연습을 통해 그림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연습 중이다.

아마 내년 1년은 그림책을 출판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일 년을 보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역시 나는 시키는 일만 하고 사는 건 적성에 맞지 않는다.


벌써부터 우리 반 이용인들이 그림책을 만들면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며 그 결과 성취감을 느끼며 또 한 단계 성장할 것을 생각하니 뿌듯함이 밀려온다. 



1년 치 일기를 써 내려간 마음



누구도 시킨 사람이 없는 나의 일 년 중 가장 큰 숙제가 마무리되었다.

할 말은 정말 많은데 옆집 아줌마랑 수다 떨 때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게 떠들던 수다의 주제들을 글로 써내려 가는 것이 어찌나 두통을 유발하던지 모르겠다.


나의 바로 직전의 1년과는 너무도 다른 1년을 보낸 나는 경단녀로 14년 만에 취업하며 사회생활 만렙인 신랑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직장인으로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다.

육아할 땐 모르던 직장인만의 속상함들, 공허함, 짜증 남들이 공유하며 내적 친밀도가 상승하였다.


또 같은 시기에 일을 시작한 나와 비슷한 경단녀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큰 위로가 되었다.

그리고 경단녀지만 그 친구도 나도 열정내공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인정받고 있다.


역시 열정은 시간을 따라잡는 가장 강력한 도구임은 틀림없다.







꿈에 대한 투자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꿈을 위해 책을 읽고 글쓰기를 꾸준히 하라고 한다.


'꾸준히'라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꾸준히는 '매일'이 아니라' 매년' 브런치공모전에 응모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벌써 3년째 응모하고 있으니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나의 '꾸준히'들이 여기 '브런치'에 모여있다. 


너무도 지겹고 쓰기 싫은 가운데 공모전 마감일이 다가왔다.

주말마다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쉬어야 한다는 핑계로 노트북을 열었다 닫았다를 수없이 반복하였다. 무엇보다도 주말에 시간을 내어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큰 결심과 노력이 필요했다.

집에서는 도저히 글 쓰는 것이 집중이 안되어 카페를 전전하며 글을 쓰다가 '주말에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며 현타가 오는 일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뒤에 나를 위한 투자의 시간, 1년에 단 한 달이라도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영차영차' 나를 다독이며 마감일까지 온 것 같다.


삼 형제를 키우며 새로운 직업인 사회복지사지만 장애인 제공인력으로 일하고 있는 나!!!

아직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잠시 접어두며 내년 공모전에 쓸 글감이 기다리고 있을 일터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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