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그리고 초심
벌써 1년이 되었다.
오랜만에 일을 하다 보니 일 년이 금방 갔다.
일이 일인지라 중간중간 신변의 위협을 받으면 얼마나 그만두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르고 흘러 1년이 된 것이다.
그렇다 사실 놀면 뭐 하나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경력도 되고 돈이 모이거늘...
곧 적금 만기일이다.
금융치료 만세다!!
그 사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재계약을 못하고 나간 선생님들이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차례가 된 것이다.
재계약서를 쓰면서 정말 최저시급이 오른 만큼의 월급이 올랐다.
이 직업을 택하면 어쩔 수 없는 수순인 것 같다.
그럼에도 모든 사업장주는 그렇듯 준 것보다 더 열심히 일해주길 바랄 것이다.
일 년이 되던 달에는 약속이나 한 듯이 여러 사건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도전적 행위를 하는 이용인이 우리 반 이용인을 때렸다.
옆반 선생님 머리채를 잡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옆교실의 품행장애가 있는 이용인은 여전히 욕을 멈추지 않았다.
재계약을 해준 센터장님께 다시 일할 기회를 준 마음은 감사하다.
하지만 이제 이 공간을 좀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 년을 다니기로 결심했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되기 전까지 한번 견뎌보기로 일단 이번달은 마음을 먹었다.
그중 큰 결심을 해준 사건은 센터장님의 주임선생님으로 승진해 준 것이다.
역시 난 인정욕구가 매우 큰 인간임에 틀림없다.
승진은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필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사회초년생 같은 경력 1년으로 주임선생님을 맡겨주신 뜻이 감사했다.
그렇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과연 내가 다른 선생님들에게 본이 되고 아이들을 잘 헤아리면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느린 아이를 키우며 그래도 발달장애인을 조금 더 이해하며 품어보려 했던 초심을 잃지 말기로 다짐했다.
도전적 행위를 하는 이용인을 바라볼 때도 그런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던 환경을 바라보며 긴 호흡으로 보기로 했다. 문제행동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바라보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자만하지 않고 좀 더 겸손하고 그리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일해 보기로 했다.
그럼에도 너무너무 이곳에서 일하기가 싫고 이용인들이 미워지고 뛰쳐나가고 싶을 때에는 조용히 기도하며 나를 달래며 토닥이며 다시 일 년을 끌고 가기로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