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규인 May 20. 2024

의미 없는 하루

"비틀비틀 걸어가는 나의 다리

오늘도 의미 없는 또 하루가 흘러가죠"

혁오의 '위잉 위잉'이라는 노래 가사이다. 아이가 다음 시간부터 기타 연주를 할 곡이라고 해서 같이 듣는데, 이 가사가 내 귀에 팍 꽂혔다. '의미 없는 하루' 오늘은 꼭 읽던 책을 마저 읽어야지. 아이에게 맛있는 저녁을 해줘야지. 겨울 옷을 싹 다 정리해야지.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뭐 하나 실천하지 못했다. 결국 의미 없는 하루가 되어 버렸다.


코로나를 앓고 나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자꾸 쳐지고 조금만 뭘 해도 피곤하다. 뭐 만성피로는 전부터 그랬다 해도 정말 기운이 없는 게 느껴진다. 얼마 전 혈액 검사 상으로는 간이나, 갑상선 수치는 정상이어서 그나마 다행인데 활력이 없다고나 할까.


동네 아이가 하도 기운이 없어서 혈액검사하니 피로증후군이라더니. 공부를 열심히 하던 그 아이는 공부를 놓고 놀고 있다고 한다. 나도 번아웃이 온 건가 싶기도 하고. 그런데 번아웃이라 하기엔 뭘 죽도록 하지도 않았다.


"좀처럼 두근두근 거릴 일이 전혀 없죠

위잉 위잉 하루살이도

처량한 나를 비웃듯이 멀리 날아가죠

비잉비잉 돌아가는

세상도 나를 비웃듯이 계속 꿈틀대죠."

노래는 이렇게 끝난다.

요즘 설렘이 없어서 그런가? 변화가 필요한 걸까?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나는 점점 느릿느릿해진다.

작가의 이전글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