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하지 않은 판단은 하지 않기
대체로 우리는 거기서 거기입니다.
사흘 전 즈음 수업을 시작하기 전 두 아이가 팽팽했는데 대화의 내용은 이랬다.
"you`re a whining"
"NO!!"
" yes, you are!!"
"NO!!!!!!"
"I think you`re a whining"
whining?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자 아이들이 징징대며 우는 시늉을 한다. 뜻을 찾아보니 "징징이"
다른 아이들마저 너 징징대잖아! 하고 동조를 하자 NO!! 를 외치던 아이가 대답을 멈추고 눈물을 글썽인다.
나는 아이들에게 누구나 징징대는 순간이 있을 수 있고 , 선생님도 너희도 그럴 때가 있고, 친구가 듣기 불편해하는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도 좋은 건 아니라고 이야기해준 뒤 눈물을 찔끔 흘리는 아이에게는 기분이 안 좋으면 잠시 쉬어도 좋다고 했다.
나는 아이가 "징징"이란 단어에 마음의 에너지를 쏟으며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어느새 잊고 금세 웃고 있는 아이를 보니 다행이구나, 하다가 나쁜 감정을 금방 털어내는 모습이 조금은 부럽다.
수업이 끝나고 아이는 하트 두 개를 오려서 선물이라며 빼꼼 내밀었다.
안 좋은 기분을 떨치고 고마운 마음은 바로 표현해주는 것이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사람들은 함께 섞여 돕고 의지하고 살면서도 혼자임을 깨달으며 살아가는, 서로를 완벽하게 알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러니 살다 보면 당연히 다툼도 있고 오해도 있고 누군가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처럼 빠른 속도로 떨쳐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른의 세상에서는 너무 잘 털어내 버리면 그렇게 대해도 되는 사람이 되어버리거나 사이가 틀어지는 일도 생긴다.
큰 깨달음을 얻은 현자가 아닌 우리들은 깨달음을 향해 나아갈 뿐 아직은 서로가 " 도찐개찐"
미완성의 상태로 단지 살아온 경험이 다르고 삶의 방식과 입장이 다를 뿐이라고 믿기 때문에 나는 누군가를 판단하는 것도 판단되는 것도 편치가 않다.
물론 나와 잘 맞는 성향과 정서가 사람과 안 맞는 사람, 일로 만났다면 사적인 부분에서 선을 긋는 것 같이 기준을 정하는 판단은 필요하지만 어떤 누군가와 의견이 안 맞는다거나 생각이 다른 부분으로 판단하고, 그 판단을 무리 지어 공유하는 것은, 마치 아이들이 성향이 소 심한 면이 있는 눈물을 조절하는 게 아직 서툰 친구를 울보라고 판단하여 놀리는 것보다 오백 배 정도 나쁘고 더 유치하다. 우리는 모두 고유한 장점과 반대로 취약한 점을 가지고 있고,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존재들이니 다름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을 갖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가르쳐주면 되지만 어른인 우리는 부족한 부분이 나아지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듬으며 살아가야 한다.
어느 정도의 거리와 온도로 상대방을 대할지 마음속으로 잘 생각해보고 대하고 사람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입방아는 찧는 사람은 멀리하고 물론 나도 다른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부탁받지 않은 판단은 하지도 받지도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