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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라이트릴 Nov 30. 2022

어머나 눈부셔 #번외

비행 중 에피소드

                                                                       

우리는 일  할 때 동료들에게 늘 좋은 말만 한다. 웬만큼  일 못하는 것 아닌이상 ‘잘한다. 잘한다.’ ‘괜찮아. 괜찮아.’ ‘수고했어. 수고했어.’ 이렇게 서로 격려하며 일한다.  




 20대부터 40대까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일을 하다 보니 혼자  착각이 들곤 한다. ‘후배들이랑  비슷해  보이겠지?’


 전혀 안 비슷할 지라도 기분 좋은 생각임에는 분명하다. 교사들이  파릇파릇한 학생들만 바라보며 지내기 때문에 천천히 나이든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우리  직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두 달간의  휴직을  끝내고 런던행 비행기.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식사를  나눠서 했다.


마스크로 가려져 있던 후배들의 얼굴을 보니 너무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어머나, 이렇게  예쁜 얼굴을 마스크가 가려버렸네. 아까워라.”


 “어머나, 선배니임.” 후배들은  쑥스러워하며 식사를 마쳤다.


 후배들이 식사를 마쳤기에 나도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벗은 순간, “어머나, 눈부셔!”


 어느 후배가 눈을 가리며 잽싸게  내뱉은 말이다.


 민망하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은 어쩔 수없는 순간이었다.




 내가 봐도 세상 풍파에 깎일대로 깎인 40대 동료들의 눈빛은 아무래도 다르다. 깎일대로 깎이고  둥글둥글해졌다. 그렇기에 더 관대하게 품을 수 있고, 고난에 견딜  힘이 있다.  


 눈 부신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편안한 아름다움.


 이 한정된 공간에 공존해야  하는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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