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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치 Apr 24. 2024

희망이라는 것

끈기


회오리 속에  한 마리 새의 이야기다.


깊은 어둠 속에서부터 시작된

검은 회오리와 검은 하늘이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지구를 삼키고 있을 때 새는 알았다.


나도 저 회오리 속에 갇히고

잡아 먹히겠구나 도망쳐야 해


도망치고자 한 새는 결국 회오리 속에 갇혔다.

회오리 속은 생각했던 것보다 잠잠했다.

수백의 생명들이 그 안에서 세상을 만들었다.

세상은 평화로웠다.


그럼에도 새는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색색거리는 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돌았다.

작은 세상에 끝자락에서부터

색색 소리가 커졌고 평화로웠던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회오리가 지구를 다시 삼키기 시작했다.


새는 도망쳐야 했다 .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검은 하늘이 세계를 막고 있었다. 새는 무서웠지만 주둥이로 하늘을 찔러보자고  생각했다.


작은 새의 발악이 시작되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생명체들은 새를 따라왔다.

회오리는 점점 세상을 좁게 만들고

바깥에서부터 모두 날려버렸다.


툭툭

툭 툭 툭


비가 내렸다. 세상에 홍수가 나고

둥둥 생명들이 떠다녔다. 누가 누군지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뒤섞였다.


천둥소리가 매일 들렸다.

회오리는 더 거침없어졌고 세상흔들렸다.

흔들리는 틈으로 하늘이 움직이는 것을 본 새는

틈새로 주둥이를 밀어 넣었다.


온 힘을 다해 피똥을 쌀 정도로 밀었다.

검은 하늘 사이에 푸른 하늘이 비추었다.


지금이야 나가


새의 목소리가 하늘을 울렸다.

남아있던 생명들이 온 힘을 다해 틈을 밀어주었다.


작은 새였던 새는 그 순간

지구를 삼킬 수 있는 거대한 불사조가 되었다.


회오리는 잠잠해지고 불사조는 활활 타올랐다.

하늘은 파랗게 변하고 그들은 자유를 찾았다.

그리고 모두  멀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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