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의 아이에게

by 담담

나는 상급종합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언어치료사로, 남편은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아무래도 직업 특성상 단순히 발달지연인 아이들부터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래서 건강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고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알고 있었으며, 진심으로 건강하게만 태어나주길 바랐다.

하지만 아이는 생후 15개월에 희귀질환인 로이-디에츠 증후군(Loeys-Dietz syndrome) 진단을 받았다.


처음에는 그저 뱃속 아이의 대동맥이 조금 크다는 말을 들었다.

의사는 별일 아니겠지만 만일의 상황도 대비해서 대학병원으로 전원 해서 출산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좋게 생각하면서 최종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인 S병원으로 전원을 했지만, 어찌 되었든 심장의 대동맥이 크다는 말은 마음에 걸려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불안은 매번 진료 예약 문자를 받을 때마다 나의 팔짱을 꼈다.

별 일이 아닐 거야.

의사들도 그렇게 말했고, 나도 그렇게 믿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NICU에 입원을 했고, 이후 돌도 되지 않아 탈장을 앓아 수술을 받았고, 다시 재발했고, 검사 과정 속에서 무언가 또 발견이 되었고,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나는 어느 날 아이에게 붙은 생소한 단어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로이-디에츠 증후군'

낯설고 무거웠다.


이 글은 사실 처음부터 느꼈었던 불안함과 애써 괜찮음을 바랐던 마음,

이해하기도 전에 납득해야만 했던 진단,

그리고 지금까지의 시간들을 담담히 기록한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이미 겪고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에게는 잊지 않기 위한 이야기이며

나의 아이에게는 훗날 전해줄 사랑 이야기이다.


2024년 5월. 거실에서.

사진 찍는 것만으로도 즐거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