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이상
너는 뱃속에서 너무 잘 자라고 있었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가서 초음파로 확인해 보면 같은 주수의 아이들의 비해 머리, 키, 몸무게 모두 평균 이상으로 컸다.
그렇게 이번에도 얼마나 쑥쑥 자랐을지 기대하면서 진료를 갔던 그날.
이상하게 그날따라 초음파를 봐주시는 선생님이 한참을 초음파를 보시다가 교수님이 직접 보셔야 할 것 같다며 교수님을 모셔왔다.
"대동맥이 확장되어 있네요. 별일이 아니겠지만 출산 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대학병원에서 출산하는 것이 좋겠어요. 지금 저희가 전화로 J병원에 가장 빠른 진료일을 예약해 드릴게요."
명확한 말이었지만, 나는 멍해졌다.
문제 될 수도 있지만, 아직 확정은 아니라는 말.
아마 괜찮겠지만 혹시 모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당장 5일 뒤에 J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의 초음파실에서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너의 심장을 살폈다.
기계음이 울릴 때마다 내 심장도 같이 덜컥거렸다.
한참을 살핀 의사는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대동맥이 넓어 보이네요. 그리고 동맥관개존증이 보입니다. 심장은 아직 구조상 변화가 가능해요. 추후 뱃속에서나 출산 후 산소 호흡을 하면서 자연 폐쇄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의 대동맥 크기 변화도 관찰해야 할 것 같아요."
이 말은, 괜찮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후 다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을 이어갔지만, 진료 후 마음은 더 불안해졌다.
그리고 다시 약 2주 후 상급종합병원인 S병원으로 갔다.
병원을 또 옮긴 첫 번째 이유는 추후 만에 하나 이벤트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대학병원 중에서도 상급종합병원에서 출산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두 번째 이유는 해당 병원이 남편 직장으로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줄까 하는 바람도 있었다(결론은 크게 없었다).
이렇게 가게 된 S병원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대동맥이 크네요. 동맥관도 안 막힌 상태고요. 심방에도 구멍이 작게 나있어요. 그런데 아직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으니, 출산 후 어떻게 변하는지 봐야 해요."
세 병원. 세 명의 의사. 결국에는 같은 이야기.
'괜찮을 수 있다'는 말이 반복될수록 나는 점점 '괜찮지 않을 수도 있음'을 더 선명히 느꼈다.
'나 때문인가…. 내가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병원에서 근무해서 그런가. 식습관이 안 좋아서 그런가.'
나를 탓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래도 내가 불안해하면 뱃속의 너도 같이 불안함을 느껴서 혹여 더 잘못될까 봐 괜찮을 것이라고 배를 쓸며 나와 너를 다독였다.
2023년 10월. 입체초음파 사진.
남들이 보면 다 똑같아 보이는 태아사진이겠지만 엄마랑 아빠는 한참을 들여다보면서 누굴 더 닮았는지 토론했어.
심장 좀 그런 게 대수인가! 이렇게 귀여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