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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WATNEUNGA Jan 12. 2024

달과 6펜스

#다시 보는 고전 문학 #서머싯 몸 #고갱 #글을 쓰는 이유 #힘 빼기

  내가 여기서 얻는 가르침은 작가란 글 쓰는 즐거움과, 생각의 짐을 벗어 버리는 데서 보람을 찾아야 할 뿐, 다른 것에는 무관심해야 하며, 칭찬이나 비난, 성공이나 실패에 아랑곳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브런치 작가로 글을 올릴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시 되뇌는 것은 '[좋아요]와 [구독]에 연연하지 말자'이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첫째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 중 오래 기억하여 마치 소가 되새김질하듯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어 다시 되뇌고 싶은 좋은 생각들을 기록하여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지나간 내 시간들이 모두 사라져 버리지 않게 소중한 기억을 글로 남겨두면 왠지 적금을 든 것처럼 마음부자가 된 것 같다.


둘째는 내 글을 보는 단 한 사람이라도 공감과 위로와 격려를 받는다면 보너스를 받는 기분이다. 혼자보단 함께가 더 큰 감동을 주니까. 내가 본 멋진 풍경들, 내가 고민하는 것들, 내가 위로받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말들을 누군가가 공감하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셋째는 너무 많은 것에 관심과 흥미를 가진 나의 머릿속은 교통체증에 꽉 막힌 도로 같아서 잘 분류하고 정리해 놓아야 길을 잃지 않고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길로도 헤매지 않고 나갈 수 있다.


넷째는 남이 써놓은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자꾸 읽다 보니 나도 글을 쓰고 싶어진다.


다섯째, 책을 읽는 이유가 그저 읽는 게 좋아서인 것처럼 글을 쓰는 이유도 그저 쓰는 게 재밌다. 어릴 때부터 쓰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더 좋아해서 글씨는 악필에다 수업시간 필기도 괴로웠지만 한 번 써보니 글 쓰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쓴 내 글을 읽는 게 좋다. 왠지 새로운 나로 살아가는 기분이랄까. 바쁜 일상에 늘 하던 대로 주어진 일만 따라가다 보면 어제도 오늘도 다를 바 없는 똑같은 날이라 내가 없다. 새로운 게 없는 똑같은 일상은 그날이 그날 같다. 글을 쓰는 건 잠깐 멈춰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기에 그 멈춤이 나를 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글을 쓴다.


  하지만 순수한 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때때로 조회수가 올라가고 라이킷수가 올라가면 가끔 다음 글을 쓸 때 욕심이 생길 때가 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힘이 잔뜩 들어가 글을 쓴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결과는 항상 같다. 내가 편하게 욕심 없이 쓴 글보다 조회수를 노리고 쓴 글은 항상 참패다.




내가 나 자신의 즐거움 아닌 어떤 것을 위해 글을 쓴다면 정말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가 아니겠는가.

-본문 중에서-

[달과 6펜스]는 작가인 서머싯 몸이 예술가인 고갱을 모델로 쓴 소설이다. 고갱의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성공하기 위해 기를 쓸 때는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았지만 그가 모든 것을 체념하고 외딴섬에서 자신만의 길을 갔을 때 비로소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명성을 떨치게 된다.


  삶의 아이러니이기도 하고 진리이기도 하다. 힘을 빼고 욕심을 버리는 것!


골프든 수영이든 배구든 어떤 운동이든 최상의 동작을 하려고 운동을 배우다 보면 선생님들께 늘 듣는 말이 있다.


“힘 빼세요!”


근육을 이완시켜야 하는 마사지를 받을 때도 뭉친 근육을 풀기 위한 손놀림이 조금만 아프면 나도 모르게 온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


“힘 빼세요!.”




너무 힘을 주고 욕심부리며 악착같이 살아온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왜 그리 애를 썼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그땐 그렇게 살아야 인정받고 성공할 거라고 여겼었다. 물론 얻은 것이 전혀 없진 않지만 잃은 것도 많다.


  건강과 나 자신, 때로는 소중한 사람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힘 겨루기는 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이었다.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길 강요하면 처음엔 상대방도 받아주다 나중엔 지쳐서 관계까지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을 회복하려고 많은 시간과 감정을 소모했지만 결국은 나도 상대방도 서로의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것이 가장 현명한 길이었다.


힘을 빼자!

글에도 삶에도.

있는 모습 그대로 살자!

욕심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흘러가자!


고갱의 삶을 통해

나는

힘 빼기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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