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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Sep 08. 2021

처음뵙겠습니다.

내가 사는 곳, 내가 하는 일,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


# 잘 부탁해 새로운 나의 집!

    - 일명 북유럽의 베네치아, 스톡홀름



스톡홀름은 스웨덴의 수도이며 14개의 섬으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도시이다. 이 때문에 북유럽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는데 사실 베네치아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우리나라 서울과 마찬가지로 스톡홀름 사람들은 항상 바빠 보인다. 빠른 걸음, 차가운 인상, ‘방해하지 마세요’라는 신호 인 듯 이어폰과 헤드폰을 착용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아마도 도시의 소음으로부터 자신을 격리시키고 자신만의 공간을 위한 수단일 수도 있다.) 이 속에 있는 내가 종종 이방인처럼 느껴지지만 주위가 온통 바다로 둘러 싸여 있기 때문일까 마음은 굉장히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는 도시이다.

나의 새로운 집, 스톡홀름

스톡홀름 도시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SL’이라는 교통카드가 있는데 이 곳 스톡홀름에선

섬과 섬을 오가는 페리도 ‘대중교통’으로 불린다. 배 라고는 한강 유람선만 타 본 나에게 대중교통 카테고리 안에 페리가 속해 있는 게 요상하기도 하지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 보다 배를 이용하는 게 훨씬 빠를 때도 있으니 이 곳에선 일리가 있는 듯하다. 

이처럼 다양한 느낌과 감정을 갖게 해주는 이 도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 그래서 스톡홀름에서 뭐하는데?

    - Engineering Mechanics 석사생 at 왕립공과대학교 (KTH)



이번 가을 학기부터 Engineering Mechanics 석사 프로그램 공부를 할 곳은 Kungliga Tekniska Högskolan (아직도 발음하기 힘들다)이라는 공과 대학교이다. 보통 줄여서 KTH라고 불리고 또 다른 이름으론 KTH Royal Institute of Technology가 있다. 많은 이름으로 혼란을 줄 수 있으니 앞으로 KTH라고 부르겠다. KTH는 스톡홀름 내에 위치해 있는데 주로 공과로만 이루어진 학교로 프로그램 별로 상이하겠지만 학교 전반 적으로 봤을 때 월드 랭킹 (QS World University Rankings) 89위에 올라 공과 대학 사이에서 우수한 편에 속한다.                                                                

왕립공과대학교 (KTH)

 그래서 인지 학교 내를 돌아보면 ‘우리는 우수한 학생들이에요”라는 자부심과 학교에 대한 로열티를 느낄 수 있다. 

내가 공부할 석사 과정 프로그램은 기계적 현상을 분석하기 위해 고급 시뮬레이션과 실험 방법을 사용하는 법을 다룬다. 이렇게만 들으면 감이 잘 안 잡히겠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3D 모델 디자인과 실제 제품 생산 중간 과정으로서, 미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발생할 오류 및 사고를 수학적으로 예측하고 다양한 해결 방법을 찾는 “디자인 컨펌” 단계이다. 

(사진 : https://www.altair.co.kr/structures-applications/)

기계공학을 학사로 전공 한 나는 2014년, 첫 회사에 설계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뭐든 일이 예상 대로 흘러가지 않듯 어쩌다 보니 내 업무가 설계에서 해석 즉 시뮬레이션으로 바뀌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 있어 터닝 포인트였다고 해야 할까? 그때 만약 계속 설계 일을 했다면 나는 지금 이 곳에 있지 않았을 테니까. 처음엔 내 전공이 아니었기에 학사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에 대해 정말 ‘맛’만 보았기에 이게 도대체 뭐하는 일인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보니 내가 설정한 대로 내가 머리속으로 그리는 대로 결과가 도출되고 눈에 그대로 나타나 점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몇 년 지나고 주위를 둘러보니 내 동료들과 선배들은 모두 기본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다. 이 분야는 업무 경험으로부터 얻는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전문화된 이론적 지식이 있어야 더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 방법에 접근할 수 있다. 이를 몸소 깨닫고 나니 욕심이 생겨 이 전공 그리고 이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 




# 커서 뭐가 될래?

    - 스웨덴에 머무는 동안 이루고싶은 목표들


스웨덴에 오기 전에도 스웨덴에 와서도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3가지이다. 


첫 번째, 일상 대화가 가능 할 정도의 스웨덴어 레벨에 도달하기.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년동안의 유학생활은 스웨덴어를 배우기에 최고의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보고 듣고 말해야 빨리 배울 수 있는 건 당연하고 이 나라에 있는 것조차 이 나라의 언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인데 그 기회를 활용하지 않는 다는 건 스스로 용납 할 수 없는 일. 뿐만 아니라 내가 사는 나라의 언어를 배운다는 건 이 나라와 이 곳의 사람들을 존중한다는 걸 뜻한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을 담고 있기에 스웨덴어를 배움으로서 스웨덴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두 번째, 스웨덴 업무 환경 경험하기.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이 그렇게 엄격하다는 이 곳의 업무 환경은 어떨지 항상 궁금했다. 상사의 눈치를 보며 할 일이 없어도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늦게 퇴근해야 했던, 내가 익숙한 직장 문화와 얼마만큼 다른 지 체험해보고 싶다. 더 높은 보수를 받기 위해 어딜가나 상사 눈치를 봐야하는 건 똑같겠지만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기본 적인 개념은 어떻게 다를지 학기 중 인턴쉽 또는 졸업 후 취업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나의 목표. 


이 곳 스웨덴에서 이루고 싶은 것 중의 마지막은 내 스스로의 감정을 보살피는 방법 배우기.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도 그렇고 학교 내의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이 곳에선 정신적인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학교 인트로덕션 때,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혹시나 우울 감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상담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사실 조금 놀랐다. 


(캡쳐: https://www.kth.se/en/student)


한국에서 대학 생활동안 약간의 상담이 필요한 적이 있어서 찾아보곤 했는데 그것 마저도 쉽지 않았고 누구도 상담 관련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 곳에선 내 감정과 마음을 조금 더 보살핌 받는 느낌을 받았고 누구나 부정적인 감정과 싸울 권리가 있으며 누구나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결코 ‘이상한 사람’ 취급 받지 않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이렇게 나의 첫 블로그 글은 내가 현재 있는 곳이 어디인지, 무엇 때문에 이 곳에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소개하는 자기소개 글이 되었다. 

앞으로 이 곳에서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담은 '성장 일기'와 스웨덴의 문화, 그리고 이 나라가 추구하는 사회 전반적인 가치관은 무엇인지 유학생의 관점과 동시에 구 직장인 또는 엔지니어의 관점으로 주의 깊게 살펴보며 흥미롭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담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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