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로의 관문이라고 하는 루체른에 도착했다. 미국의 어느 감독이 말한 숨막히는 아름다움에 다리가 휘청거릴 정도라는 그 유명한 도시 루체른에 도착한 것이었다.
루체른은 해발고도 422m에 위치한 스위스에서 일곱 번째로 큰 도시이다. 중세 시대 지중해와 알프스를 이어주는 무역의 중계지로서 상업이 크게 발달하였다. 6세기 경부터 도시가 형성되어 역사가 깊은 곳이기도 하다. 거대한 호수가 아름다운 도시이며 루체른 3대 명산이라 불리는 알프스 산맥의 리기산, 티틀리스, 필라투스가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명소이다. 카톨릭의 중심지로 성당과 박물관을 비롯한 옛 건물도 많이 남아 있어 우아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낭만의 도시이기도 하다.
루체른에 도착하자마자 호프교회를 가까이서 지나게 되었다. 빈사의 사자상으로 향했다.
루체른 호프교회_차 안에서 촬영했다.
빈사의 사자상은 1792년 프랑스 대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경호하던 스위스 용병 786명 전원이 전사한 것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위령비이다. 덴마크 출신 조각가 토르발센의 작품으로 자연석인 거대한 바위 중간을 파내어 조각하였다. 프랑스 부르봉 왕가 문장인 흰 백합이 그려진 방패 위에 부러진 창을 맞고, 쓰러진 사자가 조각되어 있다. 창에 찔린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자의 모습은 당시 스위스 용병을 상징하고 있다. 충성과 용기의 상징이라고 한다.
공사중이어서 완벽한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구석구석을 사진에 담았다.
루체른 빈사의 사자상
루체른 빈사의 사자상
빈사의 사자상을 관람하고, 루체른 호수를 향해 걸어 갔다.
스위스의 유명한 제품 중 하나인 '아미 나이프' 매장이 있었다. 이 칼은 멀티툴의 일종으로, 폴딩 나이프의 손잡이에 여러 도구를 접이식으로 수납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맥가이버 만능칼이라고 하는 제품이다. 역시 시계의 나라 스위스인지라 '시계' 매장들이 줄 지어 있었다. 또 낙농의 나라인만큼 젖소 모형이나 인형이 눈에 많이 띄었다.
루체른의 호수 가를 걷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거대한 쪽빛 호수는 나를 매료시켰다. 거대한 호수인 만큼 많은 사람들을 태운 유람선이 드나들었다. 루체른 호수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마로니에 나무, 유람선, 고풍스러운 건물, 눈 덮인 알프스의 봉우리, 나를 포함해서 각국에서 온 들떤 사람들이었다.
루체른 호수
루체른 호수에서
카펠교로 향했다. 카펠교는 1333년에 지어진 길이 204m의 다리로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긴, 지붕이 있는 목조다리이다. 호수에 잠입하는 적들을 감시하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다리 천장에 도시의 역사, 수호성인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만 1993년 8월에 있었던 대형 화재로 147개의 그림 중 30개만이 남았다고 한다. 귀한 그림을 사진으로 열심히 담아 보았다.
카펠교는 독일어로 Kapellbrücke, 문자 그대로 "예배당 다리"이다. 로이스강을 대각선으로 가로 지른다. 카펠교는 루체른의 상징이자, 스위스의 주요 관광명소 중 하나이다.
카펠교 주변에는 카페가 즐비한데 카펠교 안에도 카페가 있었다. 다리에 꽃화분이 걸려 있는데 호수를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은 꽃을 더욱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카펠교 어디에 서서 사진을 찍어도 그야말로 그림이었다.
루체른 카펠교
루체른 카펠교
루체른 카펠교
루체른 카펠교
루체른 카펠교
탄성과 함께 카펠교를 건너고, 인근 카페에 가서 커피타임을 가졌다. 유럽 여러 나라의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를 만날 수가 없었다. 오스트리아에 스타벅스에서만 맛 보았다.
커피가 들어간 메뉴는 아이스크림에스프레소 밖에 없었다. 아쉽게도 시원한 아메리카는 찾을 수 없었고, 심지어 에스프레소도 없었다. 물가가 비싸다는 스위스에서 비싼 휴식시간을 가졌다.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고 숙소를 향해 걸어 갔다. 호텔에 짐을 풀어 놓고, 멕시칸 식당으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갔다. 식당은 붉은색으로 화려했고, 종업원들은 친절했다. 넓은 식당에 손님이 별로 없어서 전세낸 것처럼 누리면서 화기애애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루체른 멕시칸 식당
식사를 마친후 수십 개의 극장과 전시관이 있다는 루체른 문화회의센터(KKL, Kultur- und Kongresszentrum Luzern)로 산책을 갔다. 거대한 유람선이 떠 다니고, 백조가 유유히 둥둥 거리는 루체른 호수는 석양에도 멋스러웠다. 함께 발 사진과 얼굴 사진도 찍고, 여러 가지 게임도 하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오랜만에 신나게 웃었다.
루체른 문화회의센터(KKL)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루체른을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밤 10시가 넘는 시간까지도 훤하니까 하루로 이틀을 사는 기분이다. 꿈같은 장소에서 꿈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 감사하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