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닿게 될까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열렬히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정말 오랜만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 7년이나 연애를 쉬었던 이유는 내 시간, 혼자만의 편안함, 자유로움 등을 포기할 만큼 마음이 가는,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이런 것들을 포기할 수 있다! 가 아닌 이것보다 그 사람과 대화하는 시간이 더 좋아져 버린 자연스레 우선순위가 바뀌어버린. 상대방의 마음은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냥 내가,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을 보고 이렇게나 설레고 두근거리는 걸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에 간질거리기도 하다. 과연 인연이 닿게 될까,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관계로 이어질 수 있을까.
전에는 연애보다 중요한 것이 세상에 너무 많은 사람이라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도 딱히 없었고 상대방과 내 마음의 정도가 많이 달라서 스며들지 못하고 분리되는 일이 잦았다. 요즘 드는 생각은 연애나 결혼보다 사랑이라는 그 감정을 오롯이 느끼면서 함께 하는 그런 과정을 느끼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잘해주는 거 말고, 내 마음을 너무 솔직하게 보여버려서 질릴까 봐 숨기거나 밀어내는 거 말고, 내 모습 있는 그대로, 내 감정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고 보여주면서 서로에게 서로가 될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랑이라는 감정 또한 꼭 필요한 것임을 나이가 들수록 체감하는 정도가 커지는 듯싶다. 사랑이 뭐가 중요해!라고 외치던 나도 이제는 조건 없는, 조건을 넘어서는 그냥 더 주고 싶은 그런 사랑에 빠졌다. 몽글몽글한 그런 기분으로 걷는 걸음은 가볍고, 떠올리면 웃음 짓게 되고, 날씨도 괜스레 더 좋아 보이고, 세상에 필터를 적용시켜 버린 듯한. 이런 게 사랑일까.
나이가 들수록 상대방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것이 쉽지 않은데 자꾸만 보게 되고 자꾸만 가까이 가게 되는 마법 같은 감정이다. 지금 내 감정과, 기분이 상대방과 다르다면,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면 인연이 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오늘의 이 행복이 내일의 나를 살아가게 하는 또 다른 힘이 될 테니까. 좀 더 용기를 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