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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ara Oct 17. 2024

중국음식과 친해지기 2편 :
홍샤오 일본두부

중국음식인듯 아닌듯한 요리, 너는 누구냐?!


중국음식과 친해지기로 글을 쓴다고 했는데 갑자기 일본두부 요리라니 이상하다고 여길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콩으로 만든 두부가 아니라 계란으로 만든 두부가 중국에서는 '일본두부'라고 불린다. 이해하기 쉬운 게 무엇이 있을까 한참 검색을 하다가 일본의 '다마고도후'를 찾게 되었다. 찾아보니 다마고도후가 일본에서 계란으로 만든 두부이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일본두부는 다마고도후보다는 좀 더 단단한 편이다.

사진출처 : pixabay


오늘은 이 일본두부를 사용해서 만든 홍샤오 일본두부를 소개할까 한다. 애초부터 일본두부를 콘텐츠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서 두부를 소재로 한 미션이 나와 글을 쓰는 타이밍이 더 좋은 것 같다.




홍샤오 일본두부

-요리 난이도 : ★★★

-맛 : ★★★★★

-주재료 : 일본두부, 피망, 표고버섯, 당근 등

-먹는 방법 : 홍샤오의 달콤한 소스와 함께 안쪽의 말랑한 일본두부를 느껴보는 걸 추천


사진출처 : www.ivsky.com玉蛮蛮


중국 음식점에서 주문할 때에 메뉴명을 보면 대략적으로 어떤 맛일지 예상이 간다. 홍샤오 일본두부도 그런 요리 중 하나이다. 왜냐하면 '홍샤오(红烧, hóngshāo)'라는 요리법이 음식이름에 붙여졌기 때문이다. 홍샤오(红烧)는 고기 혹은 물고기 등에 기름과 설탕을 넣어 살짝 볶고 간장을 넣어 익혀 검붉은 색이 될 때까지 조리를 하는 중국 요리 방법이다. (중국 요리기법에 따른 음식 이름은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맛있는 홍샤오 소스를 일본두부에 버무려서 요리가 나오고, 그걸 한국인이 중국 식당에서 맛있게 먹는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영어가 아닌 중국어로 소통한다. 이 모든 게 처음 겪는 일이었고 외국인 친구와 이야기하는 게 낯설게만 느껴졌다. 홍샤오 일본두부는 그때 그 시절 외국 친구를 처음 사귈 때의 나를 떠올리기 딱 좋은 요리이다.

한중일 두부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며 알게 되었다. 뉴스에서 중국과 일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난 자연스럽게 중국 학교의 유학생반을 점령(?)했던 한국인과 일본 친구들이 생각난다. 유학생반을 장악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기대되는가?

에피소드가 너무 많아서 어떤 에피소드부터 이야기하면 좋을지 고민이 된다. 2002 한일월드컵으로 싸운 이야기? "독도는 한국 땅이다"라고 일본 친구들에게 말한 날? 아니면 음료 '쿠우'의 국적 이야기? 그것도 아니면 싸우다가 정든다고 한국인 오빠와 일본인 친구가 사귀게 된 이야기? 유학생반에서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리 유학생반에 10명의 학생들이 있었다면, 5명은 한국인 3명은 일본인, 나머지 2명이 우즈베키스탄 혹은 다른 국적의 친구들이었다. 한 반을 장악한 한국인과 일본인. 한일전쟁이 따로 없었다. 우리끼리 열심히 싸웠지만 (그렇다고 치고받고 싸운 것은 아니다) 한국인도 일본인도 중국에서는 그저 외방인일뿐이었다.

그 외방인들이 중국에 와서 유학을 하는 이유도 다양했다.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온 사람, 아버지가 중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주재원으로 와서 함께 온 사람, 한국에서 잘 사는 집인데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아 중국유학까지 온 경우 등 같은 이유로 유학을 온 사람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껄렁거리는 언니 오빠들이 있었지만 학교 폭력이나 괴롭힘 등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아래와 같이 중국어 특장점이 달랐다. 유학생반은 중국어 말하기, 쓰기, 읽기 등등 수업이 있었는데, 우리나라는 말하기 수업에 강했고, 일본 친구들은 쓰기 수업에 강했다.


한국인들의 중국어 특징
1. 한자를 잘 못 쓴다. 처음에는 그림 그리듯 하다.
2. 회화는 곧잘 따라 한다.
3. 단어 암기는 최고!
4. 발음은 한국어 느낌이 있지만 곧잘 흉내 내어 말한다.

일본인들의 중국어 특징
1. 한자를 잘 쓴다.
2. 문장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3. 단어는 많이 안다.
4. 발음은 정말 알아듣기 힘들다.


우리는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중국어를 공부했고, 중국어를 잘하면 잘할수록 한국과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싸운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할 수 있는 단어와 문장이 한정적이라서 심각하게 싸우지도 못했다. 각국의 나라로 말하다가 서로에게 말할 때만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정도였다. "독도는 한국 거야!" 이 말을 하고 싶어도 "독도는 중국어로 뭐지?" 하며 한중사전에서 독도를 검색하여 '独岛(Dú Dǎo)'를 일본 친구에게 이야기한다. 일본 친구가 "独岛가 뭐야?" 하면 중일사전에서 찾아서 알려주는 식이었다. 뭐 얼마나 깊이 싸울 수 있었을까 싶다.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를 생각하게 해주는 홍샤오 일본두부가 오랜만에 너무 먹고 싶다. 일본두부를 직접 만들어서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난 그렇게까지 요리실력이 좋지 않아 집에서 해 먹어 본 적은 없다. 만약 관심 있는 사람들은 중국여행을 갔을 때 꼭 한 번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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