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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방송작가 Oct 14. 2023

가을에는 키스지!

뽀뽀는 달고 키스는 쓰다!

대학시절 첫키스를 하던 날, 남자친구가 너무 떨길래, 그의 어깨를 잡고,

"떨지 말고 키스해"  

침착한 척 말한 것이 후배는 후회된다고 했다. 자기도 떨면 남자친구가 가버릴 거 같아서 그랬단다.

내게 사진을 가르쳤던 선생님은 아내와 연애할 때,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공원 벤치를 찾아서 자주 키스를 했단다. 결혼 후 그곳에 가보니, 봉우리와 하늘이 맞닿은 곳이라, 멀리 있는 사람도 다 볼 수 있는 곳이었단다. 사랑할 때는 남들이 우리를 못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남들을 못 보는 것이리라. 


 '그대여 뽀뽀하고 싶소. 내 입이 삐쭉거리잖소. 그대여 손이 잡고 싶소. 내 손이 무안해지잖소.'

가사처럼 사랑에 빠지고 싶은 가을이다. 벚꽃이 날리고, 벚꽃엔딩이 들리는 봄에는 수줍은 듯 뽀뽀를 하고 싶다면, 찬바람이 부는 가을에는 진심이 담긴 키스를 하고 싶다. 웃고, 싸우고 보듬고, 함께 하며, 사랑이 달콤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가을날, 커피처럼 쓴 키스를 하고 싶다. 낙엽이 떨어지는 공원벤치에 앉아서 등을 맞대고, 온기를 나누고 싶다. 서로 등을 기대고 힘들 때 의지할 서로가 있음을 느끼고 싶다. 


 울새 가슴의 붉은색은 코끼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눈에는 선명하게 보인다. 해바라기꽃 한가운데 자외선 과녁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새와 벌은 본다. 사랑에 빠져본 사람은 안다. 빨간색처럼 선명하게 빛처럼 환하게, 남들은 모르는, 그 사람의 매력이 내 눈에는 보인다는 것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가슴에 품고, 이 가을 키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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