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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Apr 09. 2023

비 갠 도화공원엔 봄 냄새 가득하고

작업실 가는 길 도화공원을 지나며

한 이틀을 내리던 봄비가 멎고

화창한 햇살이 떨어져 내린다

비  갠 뒤 차가워진 공기에

넣어 두었던 외투를 다시 꺼낸다

작업실 가는 길

서둘러 걸음을 재촉하고

옷깃을 파고든 한기에

온몸에는 가벼운 떨림이 전해진다

발걸음 서둘러 갈길을 재촉해도

마음은 봄에 취해

작은 여유를 부려본다

오래간만에 누려보는 여유로움이

느긋한 발걸음을 만들고

이리저리 머무는 시선은

봄이 완연함을 눈으로 느낀다

지난 봄비에

도화공원엔 푸르름이 더하고

공원에서 공원으로 이어지는

작업실 가는 길

맘껏 이 봄의 호사를 누려본다

지난 며칠

무언가에 짓눌린 것 같은 마음을

화창한 봄 햇살이 거두어 주었으면

느긋한 마음으로

이 봄이 지나가 주었으면

봄을 타는 것도 아닌데

매년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막연한 불안감

올해는 그냥 넘어 가나  했는데

언제나 똑같은 연례행사가 되었다

오늘처럼 햇살 좋은 날에는

눌린 마음을 털어내고

느긋한 마음으로 여유를 갖고 싶다

내일은 내일에 맡기고

오늘은 느긋한 마음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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