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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Apr 22. 2023

라일락 향기에 발길을 멈추고

비 갠 뒤 작업실 가는 길 도화 공원에서

비 갠 뒤

어제만 해도

두꺼운 옷을 꺼내 입었는데

오늘은 초여름 날씨다.

눈이 부시도록

강열한 햇살을 피해

그늘로 몸을 피한다.

순간

어디선지 익숙한 향기가 느껴지고

눈을 들어보니 바로 엽 화단에

라일락이 꽃을 피우고 있다.

그 옆으로

미국 제비꽃이라고 부르는

종지나물이 가득하다

어제 내린  봄비가

미세 먼지도 거두어 가고

한결 숨쉬기 편한 공기에

저절로 발걸음이 느긋해진다

파스텔톤 연둣빛이

어제 내린 봄비에

그 빛은 더 짙어가고

잠시라도

이 봄을 더 느껴 보고 싶은 욕심에

걸음은 마냥 느려진다.

어제 까지만 해도

누렇게 미세먼지로 가득하던 하늘

오늘은

나뭇잎 사이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참 멋진 하루

마냥 느려지는 걸음에

못 이기는 척 나를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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