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삶에서 패배감을 크게 느낄 때 반복적으로 꾸던 꿈이 있어요.
그 스토리는 조금씩 다르지만 꿈속에서 제가 느끼는 감정은 거의 항상 비슷했어요.
바로 '열등감'이에요.
첫 번째 꿈 : 마술공연
가장 기억에 남는 꿈은 오랫동안 준비했던 마술공연이었어요.
주변 사람들의 기대가 정말 대단했죠. 저는 사실 그 공연을 위해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주변의 기대와 칭찬을 받고는 싶지만, 공연 자체에는 제 시간, 에너지, 열정을 많이 쏟지 않았던 거죠. 그런 제 모습을 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공연일이 다가오자 두려움이 커졌어요.
당시 꿈속에서 저와 함께 공연을 준비하던 서브공연자 친구에게 제 공연 시간과 메인자리를 넘겨줬어요. 그러고 나서 저는 관객석에서 그 친구의 멋진 공연을 지켜봤죠. 그 친구는 묵묵히 공연을 준비한 대로 멋진 공연을 펼쳤어요. 그 친구의 춤선, 몸짓, 표정 하나하나까지 숨 막히도록 멋졌어요. 공연의 피날레, 폭죽이 터지던 그 순간까지 마치 현실에서 본 것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그 친구의 공연을 보고 축하했어요. 저는 그저 한 명의 관객으로 축하해 줬어요. 그런데 속으로는 부러워 죽을 뻔했죠. '내 공연이었는데!'하고 말이죠.
두 번째 꿈 : 전 직장에 대한 미련
또 다른 꿈은 전에 다니던 직장에 대한 꿈이에요. 그곳에 기웃거리면서 당시 동료들에게 말을 걸고, 괜히 도움도 안 되는데 필요한 게 없냐고 묻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어요. 저는 그 직장을 나올 때 절대 후회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요.
지금 직장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제가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는 감정이 무의식에 남아 꿈으로 나타난 것 같아요.
이런 반복되는 꿈 속에서 저는 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힌트를 많이 얻었어요.
무의식적으로 계속 떠오르는 것이 꿈에 나타나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런 꿈이 반복되는 이유는 그때그때 제 내면의 고민이나 감정을 풀어내지 못하고 담아두었기 때문일 거예요.
3~4년 전에 노트에 적어두었던 꿈 내용의 일부를 오늘 우연히 다시 읽고, 글로 남겨봤어요. 요즘 꿈꾸신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꿈꾸지 않고 잠을 자는 게 깊이 잠든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혹시 꿈을 기억하신다면 일어나자마자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게 몇 줄 적어보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힌트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