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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nt kim Jan 09. 2024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낸다는 죄책감.

다시 나에게 각박해졌다.

내 시간을 내가 오롯하게 사용한다는 것은 무언가에 할애할 시간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분초사회에서 살고 있나 보다. 실제로 “오후 1시 03분에 미팅 시작할게요!”라는 말을 12시 59분에 들었다. 정말 조급하게도 1분조차 아주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그래서일까? 이렇게 중요한 가치를 가진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온전히 나만을 위해 쓰는 것. 표면적으로는 이 소중한 ‘시간’이 나를 행복하게 하지만 심연에서는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시간’을 보낸다는 죄책감이 스멀스멀 퍼지고 있었다. 글을 쓰는 지금마저도 고양이를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머리 한 편에서 슬쩍 피어올라 온몸이 지끈지끈해지고 있다. 나는 스트레스가 고조되면 신체화 증상들이 나타나 버린다. 마음의 동요가 일기시작하자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어깨가 뭉치기 시작했다.




글 쓰는 시간을 즐기기 시작했고 집중할 일이 생겨 나에겐 잘 된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많은 것들을 잠시 옆으로 제쳐둔 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것을 반복했다. 적당히가 가장 어렵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나에게는 이 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어떤 때는 장점이 되기도 하는 높은 몰입력과 순간 집중력은 지금은 그리 이롭지 못했다. 쉬어가는 시간이 주는 불안함을 회피하기 위해 더욱 이 능력들을 활성화시켜버린 탓에 어제는 결국 마음의 충돌이 심하게 일어나 버렸다.



생 날것의 감정들이 누그러들 때까지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져 버렸고 챙겨가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도 많았다. 내가 나의 상황을 온전하게 제어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무력감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생각이 가위로 싹둑 잘린 것처럼 생각을 멈추게 되어 버렸다. 잠시나마 멀리할 수 있었던 필요시약을 꺼내었다. 이럴 땐 약을 먹는 것 외엔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오히려 해결하고 싶어서 나대었다가는 더욱 너덜너덜해진 나만 남을 뿐이다. 내가 나를 억지로 밀어 넣은 결과이니 시간이 지나 이 감정들이 누그러들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 부정적인 생 날것의 감정들이 애먼 누군가를 향해 표출되지 않도록 그로 인해 상처받는 이가 없도록 참고 숨겨야 한다.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했다.하나를 하기 위해서는 결국 다른 어떤 것을 포기해야하는 것이 삶일텐데, 결국 모든 것을 다 놓치게 되면 어쩌지하는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이렇게 불안한 삶을 지속하는 해야한다는 것도 무서워졌다.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다시 각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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