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프롤로그) 평범한 당신도 출간 작가가 될 수 있다

출간을 꿈꾸는 그대를 향한 응원

by 타샤 용석경

베스트셀러 작가냐고요?

아니요. 제 꿈은 오래 사랑받는 스테디셀러에요.


두 권이나 냈다니 혹시 자비로? 반자비?

노노. 내 돈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은 기획 출간이요.


글쓰기 전공? 아니면 원래 재능이 있냐고요?

초등학교 교내 장려상이 화려한 글쓰기 커리어의 전부라서.. 아, 회사에서 백장을 한 장으로 줄이는 보고서는 꽤 썼어요. (근데 한 장을 백장으로 늘리는 게 훨씬 더 어렵던데요.)


출간 유료 강의? 커뮤니티? 작가 학교?

노노. 애초에 출간을 목표로 한 것도 아니었고, 돈 내고 배우는 게 익숙지 않아서요.


그런데 어떻게 출간했느냐고요?

음... 블로그에 끄적이던 글이 첫 책이 됐고, 브런치에 끄적이던 글이 두 번째 책의 씨앗이 되었어요. 두 번 다 사막에서 바늘 찾기 급의 투고로요!


얘기하다 보니 어쩌다 쓴 글이, 어쩌다 책이 되었네요!




22년 10월 첫 책,

25년 10월 두 번째 책.


비록 이마에 별 다섯 개를 붙이고 "내 자식 진짜 이쁘고 사랑스러워요. 응원과 위로뿐 아니라 실질적인 정보도 드려요. 최소한 책 값 열 배 이상 뽑아가실 수 있어요"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싶은 무명작가. 그럼에도 일단 출간 작가가 되었다.


주변의 반응은 사뭇 다양했다.

"뭐라고? 네가 책을? 헐."

또는

"어머 작가님이시네요. 직접 뵙는 건 처음이에요!"


같은 나, 다른 반응. 책 한 권의 위엄이 이렇게 크다니. 책을 쓰지 않았더라면 죽을 때까지 알지 못했을 '작가니이이임~~~'이라 불리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 (금전적인 부분은 논외로 한다. 나중에 인세 편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 물론 처음에는 조금 낯간지럽고 어색하고 민망했다. 어색하게 웃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인류 최대의 강점이 무엇인가. 바로 적응의 동물 아닌가. 회사에서는 앗싸 월급쟁이 1인일지라도 책을 휘두르는 순간 '지적인 작가님'이 된다. 투병 중 못내 이룬 신데렐라의 꿈, 재투성이 아가씨가 눈부시게 아름답게 변하는 마법을 드디어 경험하게 되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고개를 갸웃거리시는 분은 저의 책을 읽어보시면 아하~ 무릎을 탁 치시게 될 거예요)


우연히 맛본 달콤한 '작가님'의 세계는 황홀했다. 그 고생을 하고 또 하고 세 번째 책을 구상할 만큼 중독적인 매력이었다. 이 좋은 걸 나만 할 수 없어서 주위에도 같이 하자고 꼬드겼다. "그냥 쓰면 돼~" 하지만 대부분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나 같이 평범한 사람이 무슨.... 근데 내 책 한 권 있으면 좋긴 하겠다."


아니 왜 그때까지 기다리냐고요! 그래서 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은퇴 후에, 더 나이가 들어서, 특별한 소재가 생길 때까지,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나서 등등 수많은 이유 뒤로 작가가 되고 싶은 본능을 감추는 예전의 나와 같은 무수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서. 혹은 하고는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비싼 유료 강의를 기웃거리는 나와 같은 소시민을 위해서.


실은 수년 전 만든 비전보드에 '작가'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70대에 작가 되기' 내심 그때쯤이면 은퇴 후 시간은 많은데 어디 돌아다닐 체력은 부족하고, 연륜이 쌓였으니 쓸만한 주제 거리가 있을 거라는 합리적인 사고의 바탕 위에 내 이름 석자 박힌 책 하나는 갖고 싶은 욕심이었던 것 같다. 암 덕분에 무려 삼십 년이나 당겨서 꿈을 이루었으니 일단 땡큐? 아무튼 꿈은 이루어졌다!




평범해도, 재능 없어도, 글을 쓰면 출간할 수 있! 내가 그랬던 것처럼.


다만 연재를 구상하면서 마음에 걸린 한 가지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이곳 브런치 마을에는 이미 다작하신 프로 작가님들과 출간만 하지 않았을 뿐 이미 글쓰기 내공이 상당한 고수님들이 무수히 포진해 있다. 여기에서 감히 '무명작가의 출간'을 주제로 글을 써도 될지 무수한 내적 고민을 했다. 번데기 앞에 주름잡는 것처럼 보일까바 쫄기도 하고, 괜히 어쭙잖게 밑천이 바닥나서 탈탈 털리는 건 아닌지.


그래도 용기를 낸다. 특출난 재능이 없어도 SNS 팔로워 수가 채 두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미미해도 글쓰기를 좋아하고 꾸준히 쓰면 기회가 오더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출간을 꿈꾸는 무수한 작가 지망생분들께 희망과 용기를 드릴 수 있다면... 얄팍한 경험과 지식으로 잠시 부끄럽고 탈탈 털리는 희생쯤이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모두 따뜻하고 자비로운 성품인 브런치의 고수님들이 설마 그럴 리 없겠지만, 천상 쫄보라 노파심에 부탁드리면 '출간을 논한다고? 글 좀 얼마나 쓰는지 두고 보자' 또는 '어랏, 그거 아닌데. 네가 아는 게 다는 아니야!'라고 팔짱 끼고 매의 눈으로 째려보거나 혼내지 마시고, 너그럽게 값진 노하우와 경험을 토핑처럼 슬쩍 얹어 주는 천사의 손길을 부탁드려요. 덕분에 또 다른 작가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싹틀 테니까요. 브런치 작가님들의 출간이 많아지면 브런치 플랫폼이 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신규 사용자도 유입되고 그러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니까요~~




일타 강사처럼 "제 글만 보면 바로 출간됩니다. 믿습니까?"라고 카리스마 있게 외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깜냥은 애초에 없다. 다만 블로그를 개설하고 첫 글을 쓰던 순간부터 출산(?) 직후의 따끈한 책을 부여잡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홍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지금의 이 순간까지, 생소하고 설레며 좌충우돌하던 여정을 고스란히 기록하려고 한다. 읽다 보면 어느새 "이 정도면 나도 해볼 만한데?"라는 마음이 든다면 글은 소임을 다한듯 행복할 것 같다.


현재와 미래의 모든 작가님들~ 함께 가볼까요?


by 1tamara2 , Pixaba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