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 / 헨리 키신저
개개인으로서는 모두 다르겠지만, 위대한 정치가는 자기 국가의 역사에 대해 본능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에드먼드 버크가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선조를 되돌아보지 않는 후손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시대에 위대한 정치가가 되려는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인터넷 시대에는 만성적인 불안감과 집요한 자기주장이 합쳐지면서 지도자와 대중 모두를 위협한다. 지도자들은 점점 더 자신의 계획을 생각해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되기 때문에 의지력이나 카리스마로 지배하려고 한다.
- 본문 중에서
서론: 세계 질서라는 문제
1장 유럽: 다원적 국제 질서
2장 유럽의 세력 균형 체제와 그 종말
3장 이슬람교와 중동: 무질서의 세계
4장 미국과 이란: 질서에 대한 접근법
5장 아시아의 다양성
6장 아시아의 질서를 향해: 충돌이냐 협력 관계냐?
7장 "모든 인간을 위한 행동": 미국과 미국의 질서 개념
8장 미국: 양면적인 초강대국
9장 기술, 균형, 그리고 인간의 의식
결론: 우리 시대의 세계 질서
작가 헨리 키신저
1923년 독일 퓌르트 출생으로 1938년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가족과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버드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동 대학 정치학 교수로 재직했다. 1969년 닉슨 행정부와 포드 행정부에서 대통령 안보보좌관 겸 국무 장관을 지냈으며, 1973년에는 베트남전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레알 폴리틱(Realpolitik, 현실 정치)의 신봉자로서 통상적 외교 경로를 따르지 않고 이른바 '키신저 외교'를 전개하며 1977년 국무 장관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미국의 외교 정책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이 기간 중 소련과의 데탕트를 주도했고, 중국과의 관계 재개의 물꼬를 텄으며, 파리 평화 협정을 이끌어 내 베트남전 종식에도 공헌했다. 전작 「헨리 키신저의 중국 이야기」에 이어 출간된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는 역사, 전략, 국정 운영 기술에 대한 그의 생각을 집대성한 책이다.
세계화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계와 단절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2024년이다. 세계는 그 어느 시절보다 가까워졌는데, 단절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니? 참 아이러니한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사상 초유로 3연임을 성공시키며 황제권력을 되찾으려는 중국이나 러시아는 두말할 필요 없이, 이제는 자유민주주의의 선봉장 역할을 하던 미국의 정치세력마저 무자비한 칼을 언제든 휘두를 준비가 되어있는 독점 권력 체제로서의 이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3년만 하더라도, 세계 각국은 국가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아직 세계에는 개별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범지구적인 문제가 있다는 공감하에 각자에 대한 엄격한 환경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려 노력했고, 관세를 조율하는 등 서로에게 나름대로 적절하게 합의하는 자발적 노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노력이 모두 무너져 내리려 한다. 각 국은 이제 오로지 개별 국가의 이익과 개별 민족의 종속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하며, 상대보다 우위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관세를 매길 참이다. 2024년 유엔 기후변화회의를 보라. 기후환경문제는 이제 확실히 뒷전이 되었다.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가깝다.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 네트워크의 발달 덕분이다. 시차만 극복 가능하다면 지금도 세계 어느 곳과 연결하더라도 딜레이가 단 1초도 걸리지 않고 통신이 가능하다. 또한 땅 위에 기지국을 건설하여 점진적으로 통신망을 넓혀가는 식의 인프라 구축 방법은 이제는 구시대적인 방법이 되었다. 이제는 어느덧 우주로 통신 위성을 쏘아 올리는 형태로 전 지구적인 통신 연결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거의 완성단계에 다다랐다. 그 대표주자가 바로 스페이스 X의 스타링크다. 한 가지 예언을 하자면, 조만간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떠날 때 귀찮게 로밍을 할 필요 없이, 스타링크에 접속하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적인 통신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물리적인 거리 또한 마찬가지다. 두 발로 걷고, 말이 최고의 운송수단이던 시대에서 자동화된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세상이 도래했다. 오늘날 미국 서부 LA에서 자동차를 렌트해 하이웨이를 달리며 동부 해안가에 있는 뉴욕까지 여행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한 일이 되었고, 나는 내일 당장 해외 출장이 생기더라도 24시간 이내에 세계 어느 곳에도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세계는 한층 가까워졌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야만의 시대에서 우연히 모르는 부족을 만났을 경우를 가정해 보자. 답은 두 가지다. 모조리 죽이거나 노예를 삼거나. 왜냐하면 이건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었기 때문이다. 때때로 연합을 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많은 경우에서 상대 부족을 어떻게 해서든지 처리하지 않으면 죽는 건 우리 부족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시대는 다르다. 서로 다른 문화와 인종을 가진 사람들이 마주하더라도 생존과 곧바로 연결 지어지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공존을 택하는 것이 더욱 유리해졌다. 이것이 바로 세계화의 영향이다.
세계는 단일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다문화 다인종 사람들의 온상이 되었다. 지리적 특성이나 정치적 요인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단일민족만 존재하는 땅덩어리를 이제는 발견하기 어려워졌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의 근원이 되는 건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겠지만, 그보다 앞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다인종 다문화의 인간들이 서로 거리가 가까워진 것. 즉, 세계화 때문이다. 현대의 세계질서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헨리 키신저는 세계질서를 이해하기 위한 분류로 총 4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유럽이다. 수많은 국가들로 쪼개져 있는 유럽의 독특함은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무언의 질서가 유지되고 있음을 암시한다. 지난 양차 세계대전, 그리고 이전의 수많은 종교, 민족 전쟁을 치러오며 유럽은 분명 그들만의 독특한 질서를 구축했다. 영국과 프랑스로 대표되는 서유럽과 독일과 폴란드를 대표하는 중부유럽, 그리고 노르웨이와 핀란드가 있는 북유럽, 마지막으로 체코, 우크라이나, 러시아로 이어지는 동유럽까지. 유럽은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를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견줄 필요가 없고, 혹시 견주더라도 득보다는 실이 많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굳이 거스를 필요가 없는 상태, 우리는 그것을 세력 균형이라고 표현한다. 유럽은 일종의 세계의 축소판과 같다.
두 번째는 이슬람교다. 앞서 대륙을 언급했던 것과 달리 하나의 종교를 꺼내는 건 규모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건 착각이다. 종교의 전파력은 대륙을 초월한다. 종교 전쟁과 내전, 전염병 등의 위협으로부터 탈출한 이슬람계 난민들은 오늘날 유럽 사회 곳곳으로 이주했다. 그런데 그들의 이주가 생존이라는 순수한 목적으로 접근했을 가능성과 무관하게, 이제는 유럽 내부가 이슬람 세력에 의해 잠식당하고 있다.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이슬람화가 된 유럽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2050년까지 유럽 내 이슬람계 인구가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는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이슬람교는 유럽뿐만 아니라 이미 세계 곳곳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석유 수출국 기구(OPEC)와 러시아가 포함된 OPEC+ 에서 주요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사우디와 이란으로 대표되는 중동 이슬람계 국가들이다. 미국의 셰일혁명으로 인해 두 기구의 실질적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세계적인 규모에서 석유 공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다. 그러므로 세계 자원 공급에 키를 쥐고 있는 중동 이슬람계 세력과 미국의 관계 또한 세계질서를 바라보는 주요한 포인트가 된다. 미국은 문제가 아니다. 사실 미국은 중동을 귀찮게 하지 않고도 스스로 잘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건 동맹 세력이다. 이 두 국가를 어떻게 지지고 볶느냐에 따라 미국식 자유경제를 구축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동맹국들이 영향을 받는데, 미국은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를 잘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지역 안정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두 국가(사우디, 이란)를 조율하는 것은 미국의 외교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아시아다. 중국이 세계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느니,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느니 하는 말들은 이제는 지겹다. 아시아는 국가들을 나열하면 끝난다. 인도, 중국, 일본, 대한민국, 대만. 놀랍게도 2024년부로 인도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가 되었다. 그럼 이제 각 국가별로 주요한 특징을 나열해 보겠다. 인도는 명실상부 IT 강국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세계 최고의 IT 소프트웨어 기업의 CEO가 대부분 인도 출신이라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라는 말은 옛 말이다. 중국은 다방면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분주하다. 실제로 정치 체제를 제외하고 군사, 경제,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편적인 예로 중국은 BYD, 화웨이, 텐센트, 알리바바, 그리고 이제는 SMIC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까지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세계 2위 경제대국이 가지고 있던 저력이 남아있다. 도요타로 대표되는 자동차 기술과 소니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 기술 등 개별 단위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일본의 가장 큰 저력은 역시나 기초 학문 수준이다. 일본이 무서운 점은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의 첨단 기술력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개발 능력과 그것을 기초하는 교육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다. 우리나라도 할 말이 많다. 하이닉스와 삼성을 대표로 하는 반도체 DRAM 분야에서는 여전히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현대자동차는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를 높여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 문화의 자랑인 KPOP 역시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리고 한편 최근 대두된 산업은 방위산업 분야다. 우리나라는 지형적, 정치적인 특수성을 이유로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개발하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가진 군수물자를 생산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요즘 전쟁을 대비하는 세계 각국으로 수출이 활성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이 있다.
대만은 한 가지 기업과 두 명의 인물이면 설명이 끝난다. 최고의 반도체 기업인 TSMC. 그리고 AMD의 CEO 리사 수, NVIDIA의 CEO 젠슨 황. 아시아는 특별한 설명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 죽 나열했다. 그리고 단번에 알 수 있는 한 가지는 아시아가 앞으로 다가올 세계질서에 주요한 흐름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헨리 키신저가 세계질서를 이해하기 위해 나눈 네 번째 분류는 바로 미국이다. 그렇다. 미국을 빼놓고 세계질서를 운운하는 건 불가능하다. 유럽에서 발발한 양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 것과 동시에 브레턴 우즈 체제를 구축한 미국은 자국통화인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는 세계경제를 구현해 냈을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수호자 역할을 자처했으며, 오늘날 세계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국가다. 사실상 미국이 세계대전, 그리고 소련과의 냉전에서 승리하지 않았더라면 세계는 저자의 표현대로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맞이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여전히 미국은 세계질서의 중심지이며, 세계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여전히 미국이 가지고 있는 저력은 어마어마하다. 지하에 매장된 수많은 양의 메탄가스와 석유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인 인구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민자를 근간으로 만들어진 국가답게 적극적인 이민자 수용으로 높은 수준의 인구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경제는 월스트리트를 거치지 않는 것이 없고, 실리콘 밸리를 거점으로 세계적인 최첨단 기술들이 그야말로 우후죽순 개발되고 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 20세기말부터 미국은 베트남과 중동 등지에서 자국이 파견했던 군대를 철수시켰는데, 이것이 미국의 경제력이 약화되어서라거나, 군사력이 쇠퇴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거나, 미국의 위상이 예전만 못해졌다고 말이다. 그러나 이건 사실이 아니다. 미국이 군대를 철수시킨 건 여러 가지 경제, 정치적인 문제들을 종합한 결과다.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뒤로 미국은 세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힘써왔다. 그래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여러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다. 미국은 대표적으로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아프가니스탄, 베트남, 그리고 우리나라에 군사를 파견했는데, 사실 한반도에서 벌어진 남북전쟁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패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미국의 조심성 때문이지, 미국이 능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것이라고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저 미국은 스스로가 만들어낸 논리를 벗어나지 못했을 뿐이다. 미국은 자체적인 능력을 기반으로 세계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 힘썼다.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하고자 했다. 그리고 실제 세계평화를 달성했고, 그것을 기반한 세계무역 그리고 경제의 세계화까지 만들어냈다. 그런데, 미국이 구현하고자 했던 지구적인 목표가 달성되면서 한 가지 딜레마가 발생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이익과 관련된 딜레마다. 스타트업의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바뀌는 형태와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도 점차 보수적인 흐름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미국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떠오르는 생각은 단 한 가지다.
미국에 무슨 이익이 있길래 저곳에 군사력을 집중시키고, 세금을 낭비해야 하는 걸까?
이상주의적 사고로부터 만든 이상적인 세계가 어느 정도 구축됨에 따라 반대로 이상적이지 않은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군대를 철수시킨 가장 큰 원동력은 미국의 군사력이 약해져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수지타산에 맞지 않아서다. 지나치게 국지적인 것에 참여하지 않고,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미국이 가질 수 있는 이익은 충분할 것이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 스타트업이 대기업으로 변해가면서 점차 과도한 지출이나 낭비를 멈추고 시스템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보수적인 정책적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세계를 아무리 둘러봐도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그래서 결국 오늘날의 세계질서는 더욱 복잡해졌다. 세계를 위협으로부터 지키고, 모두가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든 미국의 이상주의는 이제는 변모하고 있다. 트럼프의 재선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이에 세계질서는 변화를 맞이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촉발한 유럽의 질서 변화를 비롯한 이슬람 세력의 성장 그리고 아시아의 부흥까지, 평화와 안정이라는 단일화된 목표를 가지고 있던 세계는 오늘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변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조만간 강력한 수렁텅이로 빠져들게 될 운명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 끝에는 새로운 질서가 도래할 것이다.
책 <헨리 키신저의 세계 질서>는 미국의 전 국무장관이자 정치학자로 유명한 헨리 키신저의 세계를 향한 의견이 종합된 책이다. 사고와 이념, 이상과 같이 비물질적이고 정신적 체계의 중요성이 앞서있던 지난날과 달리, 과학과 기술의 발달을 앞세운 2024년 현대세계는 철저히 물질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로운 세계질서를 정립해야 할 시기가 오고 있다. 앞으로의 세계질서는 어떻게 변해갈까? 우리 인류의 종착지는 결국 핵전쟁으로 인한 자기 파괴일까? 아니면 새로운 리더가 만드는 새로운 체계로 이양될까? 트럼프는 과연 세계화를 박살 낼 최후의 인물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우리는 한 가지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인이 세계 지도를 쳐다볼 때 대한민국을 가운데에 놓고 세계를 보는 것처럼, 세계 각국에서는 자기 국가를 중심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사실을 말이다. 책 <헨리키신저의 세계질서>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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