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을 기점으로 어느새 1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책 읽을 맛이 나는 곳을 찾아 책을 읽는' 나의 취미는 점점 풍요로워졌다. 이제는 서울 권역별로 좌표를 찍을 만큼의 데이터는 쌓이게 되었지만, 어찌 됐든 눈길 한번 더 가고, 발길 한번 더 향하는 책방은 있기 마련이다.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에도 서울의 이색 책방 5곳을 새롭게 추려 소개하고자 한다. 저마다의 특색이 뚜렷한 공간들 중 원하는 색깔을 띤 보석을 하나라도 발견하시길 바라며..
네 번째 공간은 홍대입구역에 위치한 1984. '책은 문화의 뿌리이자 그 결과이다.' 굵직한 슬로건이 적힌 커다란 스탠딩 입간판이 눈에 띈다. 외관으로 보이는 것보다 내부가 훨씬 넓고 뒤편에는 테라스와 대형 테이블도 있어 자리할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하다.
이곳은 책방인 동시에 다채로운 아트상품들을 함께 판매하는 편집샵의 색채를 띠고 있다. 때문에 일반적인 책방들보다는 다소 잔 소음이 있는 편인데, 신기하게도 독서와 업무 집중도가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나 또한 이곳에서 완독한 책이 짐짓 세어볼 만큼 되어 공감할 수 있었다. 선선한 가을 녘에는 통창을 활짝 열어주는 자유분방함이 매력적인 공간.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충무로역의 서던하일랜드이다. 디어스 명동 건물 14층 라운지에 위치한 이곳은 남산의 전경을 품 안 가득 담을 수 있는 값진 공간이다. 매주 목~토 저녁엔 재즈 라이브 예약이 가능해 웰컴 드링크 한 잔과 책 한 권, 재즈 공연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이곳의 분위기와 전경을 한 번 즐기는 것만으론 부족해 바로 이튿날 대낮에 연달아 방문하였다. 눈부시게 또렷했던 가을 하늘의 남산이 당장에 코앞에 닿을 것만 같던 순간이었다. 책과 그 앞으로 쏟아지는 황홀한 풍경을 오롯이 받아내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