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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알감자 Sep 02. 2021

알감자가 만난 서울의 이색책방들

다시 가고싶은 책방 맛집 Best 5


책방 맛집을 찾아 골목 어귀를 헤매는
알감자를 본 적이 있는가



나의 취미는 '책을 읽는 것'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책 읽을 맛이 나는 곳을 찾아가 책을 읽는 것'에 가깝다. 약속 없는 휴일엔 아침 댓바람부터 나와 전날 찾아둔 책방을 물색한다.


그 덕에 서울 방방곡곡에 보석같은 책방들이 숨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마음에 쏙 든 책방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감이란, 제일 맘에 들었던 인형을 뽑아 품에 안고 올 때와 같은 감정이랄까.


소개해주고픈 곳이 너무도 많지만 고민끝에 특색있는 서울의 이색 책방 5곳추려보았다.





1. 파크라운지


첫번째로 소개할 곳은 한남동에 위치한 북파크라운지다.

한강진역 2번 출구를 나오면 곧바로 보이는 블루스퀘어 건물 3층에 있다.


이곳은 9,900원의 1일 예매권을 구매 후 입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라운지에 있는 카페 음료 1잔 무료권이 금액에 포함된다. 온종일 사용에 재입장도 가능하니 책덕후들에겐 아주 괜찮은 조건의 책방임에 틀림없다.


'안락한 리클라이너 좌석'이 비치된 점 또한 이곳이 책방 맛집이 된 큰 이유다. 장시간 책을 읽고 퍼져있더라도 허리나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북파크라운지를 방문하는 고객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책방이다.



2. 파책박물관


두번째 책방 맛집은 송파책박물관이다. '책박물관'이라 명명하고 있지만 도서관, 전시실, 체험관 등 다목적 공간의 색채를 띠고 있는 카멜레온 같은 곳이다. 제 한 몸 뉘어 읽고 쉴 수 있는 공간들이 건물 곳곳에 자리해 있다. 순히 도서시설뿐 아니라 베스트셀러의 역사가 담긴 책 전시실이나 시시때때로 변모하는 컨셉스토어 형식의 체험관도 갖춰져 있다.


그리고 서울 한복판에서 찾아보기 힘든 광대한 주차시설을 구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었다. 잠시 차 대고 어슬렁거리며 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곳.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그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 듯하다. 소문난 잔칫집이 되기 전에 서둘러 방문해서 여유로움을 즐기시길 바란다.



3. 스타더스트


세번째로 소개할 곳은 광화문에 숨겨진 이색 책방 스타더스트다. 이곳의 컨셉은 매우 단호하고 결연하다.


오직 독서가 목적인 분을 환영합니다.
대화가 목적인 분은 방문을 삼가 주세요.



끼익- 방문을 열면 비밀스럽고 신비한 공간이 펼쳐진다. 앤틱하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특징인 이 작은 서점은 규모에 비해 상당히 다량의 서적들을 구비하고 있다. 책방 벽면에 진열된 작은 액자들을 훑다보면 액자 속 인물이 모두 '책'을 한 권씩 들고 있다는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다.


외톨이 고객을 환영하는 곳, 침묵이 금인 곳, 오직 책에 빠져들고 싶은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금쪽같은 곳.



4. 라이너노트


네번째 소개할 책방은 서교동의 라이너노트. 60년대 양옥주택의 모습이 담긴 이곳은 공연이 종종 열리기도 하는 음악 서점이다.  김중업 건축가가 살던 시절 주택의 골격을 최대한 살린 덕에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과거의 시대로 초대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책과 함께 LP판을 통해 은은하게 들리는 클래식 음악을 눈 감고 음(音)미할 수 있는 공간.



5. 백색소음


마지막을 장식할 이색 책방은 연희동 백색소음이다. 먼 훗날, 알감자는 제2의 삶으로 '책과 음악과 약간의 술'을 둔 책방을 운영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리고 바로 소망을 발현시킨 공간에 가까웠던 곳.


찬찬히 책을 골라 미니 서재에 앉는다. 은근한 조명등 밑에서 책을 읽고 쌉싸름한 와인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다. 무심코 발견한 방명록에 사각사각 필사를 하다 보면, 내 주변의 온 세상이 달짝지근해진다.


이렇게 서울 온동네 책방을 돌아다니며 하루해를 넘긴 아쉬운 저녁엔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책방이 수두룩하다는 행복에 젖어든다.




[알감자의 서울 이색책방 2 게재글]

https://brunch.co.kr/@algamja/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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