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5년 전,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직장인 1년 차 시절의 나.'사회 속에서의 나'를 온전히 정립하기 전에 쓰였던 글과 생각을 다시금 꺼내본다.
5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조금은 다르고 조금은 같아 보인다.
사람들에겐 책 한 권을 고르는 각자의 기준이 있다. 나는 목차와 프롤로그를 읽어본 뒤 관심이 가는 책을 고르는 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로 삶과 죽음, 사랑과 연대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이 갔기 때문이고, 둘째로 작가 유시민이라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다. 과거 정치인, 현재는 방송인이자 작가로 대중에게 알려진 유시민 작가가 어떻게 살았고, 살아가고자 하는지가 궁금했다.
프롤로그를 읽어보면 작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책을 내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책 속의 삶이 정답인 양 그럴듯하고 따분한 글을 늘어놓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그럼에도 책을 쓰기로 결정한 것은 지금까지의 인생에 대한 목표와 원칙이 무엇이었고, 그에 맞는 삶을 살았는지 살펴보는 일이 작가 자신에게,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참고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글을 읽으면서 공감이 갔던 말들이 있다. 일이든 놀이든 이것이 제대로 의미를 가지려면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쓸모 있음과 훌륭함은 차이가 있는데 훌륭함이나 품격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가치이고, 쓸모는 시장에서 이뤄지는 상대적인 가치 평가라고 한다.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할 사회초년생의 입장에서는 훌륭해지는 것보다 직장과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끊임없이 배우고, 부딪치고,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내면이 훌륭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적어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작가는 일, 놀이, 사랑, 연대라는 4가지 영역이 삶을 채우는 요소와 의미가 된다고 했다. 일과 놀이와 사랑만으로는 가치 있는 행복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 타인의 고통과 기쁨에 공감하며 함께 선을 이루며 ‘연대’할 때, 아름답고 품격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남들만큼 잘하려면 그에 필요한 기능을 갖추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기능을 갖췄다고 해서 반드시 그 일을 잘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남들과의 호흡이다. 남들과 잘 소통하며 우호적 관계를 맺는 것은 그 자체가 좋은 일일 뿐 아니라 직무를 잘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일 자체는 재미있다고 해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나쁘면 일이 잘 진행되지도 않을뿐더러 재미도 반감된다. 직장 동료, 고객, 거래처 사람들과 잘 지내려면 서로 좋은 기운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인간관계를 잘 가꿔야 할 것이다. 그것이 책에서 말하는 ‘연대’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갖는 개인적인 고민과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책에 적힌 내용을 작가가 우려했던 정답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서 중요한 영역을 고민하게 하는 가이드 정도로만 삼으려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책을 통해 의미 있는 삶을 채우기 위한 노력을 다짐하게 된다.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 내 일과 삶에 단단한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가고 싶다.